날마다 기막힌 새벽 #2240 묵상 — 떠나야 산다면, 떠날 준비도 내 몫이다 (창세기 19:12-14)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40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19장 12~14절 — 롯이 사위들에게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이곳에서 떠나라” 전했지만, 사위들은 그 말을 농담으로 여겼습니다. 목사님은 이 본문으로 나흘째 ‘떠남’을 이야기하십니다. 힘들고 불편하지만 그냥 건너뛰는 게 더 힘들어서 용기를 냈다고 하시면서요.

말씀의 흐름

먼저 목사님은 마태복음 16장 26절을 끌어오십니다.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잃으면 찾으리라.” 떠남도 똑같은 역설이라는 겁니다. 머물고자 하면 결국 쫓겨나고, 떠나려 하면 오히려 더 좋은 곳에 머물게 된다. 아브라함이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났기에 가나안에 머물 수 있었던 것처럼요. 그러니 떠남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지가 아니라, 떠나야 살고 머물면 죽는 문제라는 것.

그런데 오늘의 진짜 핵심은 여기서부터입니다. 신학생 시절, 어느 위임식 권면에서 한 목사님이 뒤에 앉은 원로 목사님을 향해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하셨다고 합니다. 무례했지만 옳은 말이었죠. 문제는 10여 년 뒤, 그 말을 했던 분이 정작 자기 은퇴 때는 원로 목사실 안 해 준다고 교회를 들었다 놨다 했다는 것입니다. 몰라서가 아닙니다. 머리로 알고 입으로 말했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목사님이 짚으시는 가장 실질적인 준비는 놀랍도록 구체적입니다. 교회 월급 없이도 살 수 있는 경제적 독립. 그리고 이건 특별한 게 아니라 교인들 모두가 하는 일이라고 하십니다. 은퇴했는데 월급 주는 직업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다들 안 먹고 안 입고 아껴 저축하고 연금 들면서 그 날을 준비한다고요. 쉰한 살에 높은뜻숭의교회를 개척하고 기자에게 “지금 가장 많이 준비하는 것은 은퇴입니다”라고 답하셨던 이야기, 그리고 비행기 비유 — 국내선은 15분 전, 국제선은 45분 전부터 서서히 고도를 낮춰야 소프트 랜딩입니다. 공항 다 와서 착륙하겠다고 하면 그건 착륙이 아니라 추락입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하는 사람에게 이 말씀은 그대로 옮겨집니다. 나도 언젠가는 이 자리를 떠납니다. 그리고 그때 아름답게 떠날 수 있느냐는, 그날의 결단이 아니라 오늘부터의 하강 각도에 달려 있습니다. “물러날 땐 깨끗이 물러나야지”라고 남 얘기할 때 쉽게 동의하는 것과, 정작 내 차례에 미련 없이 내려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게 오늘 뼈아팠습니다. 마음의 준비만도 아니고 경제적 준비만도 아니고, 둘 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착륙 준비는 활주로가 보일 때 시작하는 게 아니라는 것. 지금 내 고도는 몇이고, 나는 언제부터 낮추기 시작할 것인가.

오늘의 기도: 떠나라 하실 때 떠날 수 있도록, 오늘부터 조금씩 고도를 낮추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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