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306 — 죽음을 잊으면 삶도 잊는다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306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49장 33절 — “야곱이 아들에게 명하기를 마치고 그 발을 침상에 모으고 숨을 거두니 그의 백성에게로 돌아갔더라.” 한 절, 그것도 한 사람의 임종을 적은 짧은 기사입니다. 목사님은 이 한 절을 가지고 ‘죽음’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꺼내십니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자기 이야기로 시작하십니다. 사람이 암 진단을 받으면 당연히 큰 충격을 받고, 그다음부터는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온 힘을 쏟게 된다고요. 수술을 받고, 무섭다는 항암도 견뎌내며 전심전력을 다합니다. 목사님도 당연히 그러셨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를 더 생각하려 하셨답니다. 생각보다 일찍 다가온 죽음을 생각하는 것. 암 선고를 받기 전까지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을 심각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고, 그냥 잊고 살았다는 고백입니다. 그러면서 한 문장이 날아옵니다. “살면서 가장 저지르기 쉬운 어리석음 중 하나는 죽음을 잊고 사는 것입니다. 죽음을 잊고 살면 삶이 지혜로워지지 못합니다.”

지난 7년 반, 인간적으로는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하십니다. 항암을 조금 더 힘들게 하셨다고요. 그런데 그 암이 가져다준 축복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죽음을 ‘심각한 현실’로 받아들이게 된 것. 그래서 죽음을 잘 준비해야겠다, 세상을 떠나는 날 끝맺음을 잘해야겠다는 생각 — 늘 말씀하시던 ‘뷰티풀 랜딩’ 이 그때 진지해졌습니다. 5년 생존을 얘기하던 사람이 지금 7년 반째 건강하게 날기새를 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무지막지했던 여러분의 중보기도 덕분이라고 감사하십니다.

그리고 죽음이 왜 저주만은 아닌지를 설명하십니다. 지옥의 가장 큰 형벌이 무엇인 줄 아느냐고 물으시고는, 죽지 않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거기엔 죽음이 없다는 것이 형벌이라고요. 우리가 사는 이 불완전한 세상도 마찬가지여서, 의학이 발달해 100세 시대가 되었지만 생명이 길어지는 것이 꼭 즐거운 일만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끝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근거로 고린도전서 15장 50절을 읽으십니다. “혈과 육은 하나님 나라를 이어받을 수 없고 또한 썩는 것은 썩지 아니하는 것을 유업으로 받지 못하느니라.” 죽음이 있어야 하나님 나라로 이어진다, 그러니 죽음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관문이고, 믿는 자의 죽음은 썩지 아니할 것을 영원히 얻기 위한 썩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다음이 오늘의 핵심입니다. 죽음을 잘 준비하고 사는 삶을, 죽음이 축복한다는 것. 죄의 삯은 사망이고 그 죄의 뿌리는 욕심인데, 그 욕심이 원죄처럼 붙어 있어 끊어내기가 참 어려웠는데 죽음이 현실로 다가오니 욕심이 컨트롤되더라는 경험담입니다. 항암 중에 구토가 심해 전혀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했을 때, 목사님의 기도는 이랬습니다. “하나님, 일용할 양식은 있습니다. 많습니다. 근데 먹을 수가 없습니다. 일용할 양식 먹게 좀 해 주세요.” 잠도 힘이 있어야 자더라는 말씀,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면 잠 좀 자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는 말씀이 아픕니다. 밥 한 끼 달게 먹고 잠 한숨 깊게 자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그때 깨달으셨답니다. 돈이 많으면 뭐 하고, 유명하면 뭐 하고, 성공했으면 뭐 하나 —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는데 아무 소용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욕심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하십니다. 소유와 세상에 대한 욕심 대신 남은 삶을 잘 살아야겠다는 욕심. 돈보다 명예보다, 하나님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을 얻겠다는 욕심. 죽을 때 “김 목사는 내 마음에 참 합한 사람이야” 하는, 다윗이 들었던 그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아내의 마음과 자식들·손주들의 마음, 날기새 식구들과 페이스북 친구들의 마음을 얻고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면, 그것이 돈 많이 번 것과 권력 얻은 것에 비교가 되겠느냐고 하십니다. 죽지 않을 것처럼 살 때 사람보다 돈을 더 귀하게 여기고, 돈 때문에 사람을 배반하고 속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아파 보니 돈도 명예도 밥 한 끼 앞에서 힘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70대 중반을 넘어선 지금도 몇 년을 더 살 수 있을까를 늘 계산하신다고, 남은 날 계수할 지혜를 구한다고 하십니다. 10년을 더 살아도 아쉽지 않고 20년이면 장수 소리 듣겠지만, 1년이든 20년이든 순식간일 것이라고. 야곱이 조상에게로 돌아간 그 기사가 언젠가 우리의 기사가 될 것이라고. 마지막에 덧붙이신 알렉산더 대왕 이야기도 같은 자리를 가리킵니다. 하인에게 아침마다 “대왕님도 죽으십니다” 하고 인사하게 했다는 것 — 목사님은 그것이 지혜로운 일이라고 하십니다.

내게 남은 것

“죽음을 잊으면 삶도 잊게 됩니다.” 이 문장 앞에서 멈췄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하루는 대부분 ‘죽지 않을 사람’의 계산으로 채워집니다. 다음 분기, 다음 승진, 다음 숫자. 그 계산 속에는 끝이 없으니 멈출 줄도 모르고, 끝이 없으니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도 분별이 안 됩니다. 목사님 표현대로 그건 신기루를 쫓는 삶입니다. 죽음을 통해서 봐야 삶의 오아시스가 보인다는 말씀은, 끝을 염두에 두고 봐야 지금 붙들어야 할 것이 뭔지 보인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그리고 욕심 이야기. 욕심을 없애라고 하지 않으시고 욕심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하신 게 정직해서 좋습니다. 소유에 대한 욕심 대신 ‘남은 삶을 잘 살아야겠다’는 욕심, 돈과 명예 대신 하나님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을 얻겠다는 욕심. 일터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통장에 얼마가 남느냐보다, 같이 일한 사람들의 마음에 내가 어떻게 남느냐. 돈 때문에 사람을 속이고 배반하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되는 순간이 바로 죽음을 잊은 순간이라는 지적이 서늘했습니다.

밥 한 끼 달게 먹고 잠 한숨 깊게 자는 일이 그렇게 소중한 것인 줄 몰랐다는 고백도 오래 남습니다. 오늘 아침 먹은 밥과 어젯밤 잔 잠이 사실은 기도 제목이 되어야 할 만큼 귀한 것이었다는 것. 잘 죽어야 잘 살고, 잘 살아야 잘 죽는다 — 끝맺음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더 진지하게, 덜 낭비하며 쓰고 싶습니다.

오늘의 기도: 남은 날 계수할 지혜를 주시고, 끝을 기억하며 오늘을 성실히 살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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