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301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46장 31~34절 — 요셉이 애굽에 도착한 형들과 아버지의 권속에게 당부합니다. 바로가 “너희의 업이 무엇이냐” 물으면 “주의 종들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목축하는 자입니다”라고 답하라고. 그리고 성경은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애굽 사람은 다 목축을 가증히 여기나니.”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설교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감사 인사부터 하십니다. 한동안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이러다가 날기새 녹화를 못 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하셨고, 그래서 청취자들에게 기도를 부탁하셨던 일. 지금은 힘을 들이지 않고도 녹화할 수 있을 만큼 좋아지셨다며, 기도 응답에 대한 감사부터 전하십니다. 설교보다 먼저 감사가 나오는 이 순서가 오늘 말씀의 분위기를 그대로 만들어 줍니다.
이어지는 질문은 “요즘 행복하세요?”입니다. 좋은 차와 좋은 집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못 합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 처음 먹는 사과는 맛있지만 두 번째 사과는 그만큼 맛이 없습니다. 소유도 똑같아서, 가난할 때는 돈 좀 있고 자가용 타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 효용에는 끝이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가. 목사님의 대답은 사랑입니다. 죽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리고 죽을 만큼 사랑하는 일이 있을 때 사람은 행복합니다.
여기서 윤동주의 「십자가」가 나옵니다.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했던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 나에게도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윤동주는 십자가를 부러워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 한 목숨을 못 박아도 좋을 만한 일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목사님도 그래서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70이 넘어 다 은퇴했는데도 좋아하는 일이 있고, “죽는 날까지 날기새 녹화하게 해 주세요, 녹화하고 눈 감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신다고.
그 ‘죽을 만큼 사랑하는 일’을 성경은 소명(콜링) 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소명을 받았다고 하면 우리는 대뜸 신학교, 목사만 떠올립니다. 목회가 성직인 것은 틀림없지만, 목사만 성직인 것은 아닙니다. 소명을 뜻하는 영어 vocation이 곧 직업이라는 뜻이라는 사실이 그 증거입니다. 베드로전서가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라” 할 때, 제사장이라 불린 대상은 목사가 아니라 너희 였습니다. 하나님이 목사만 부르셨다면 세상은 결코 하나님 나라가 되지 않습니다.
예화가 셋 이어집니다. 하나는 막내아들 이야기. 패션 디자이너가 되려고 토플까지 준비하던 아이가 DTS에서 은혜받고 신학교에 가 목사가 되었고, 목회를 참 잘하다가 어느 날 “아빠, 옷장사 하면 안 될까” 했습니다. 목사님은 당황하지 않으셨습니다. 목회와 옷가게를 구별하거나 차별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그 아들이 지금 9년째 빈티지 옷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승동교회 이재형 목사님 이야기. 왕손이었던 그가 전도받은 상대는 자기 말을 끌던 마부 엄영수 씨였습니다. “예수 믿으면 너 같은 쌍놈이 양반이라도 된다는 말이냐”는 비아냥에 마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으리, 예수 믿는 도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마부 노릇을 더 잘해야 합지요.” 셋째는 김천에서 설렁탕 가게를 하시던 집사님. 설렁탕 한 그릇을 팔아도 예수님 대접하는 마음으로 팔았고, 어느 날 좋지 못한 뼈가 실수로 들어오자 가게 문을 닫고 써 붙이셨습니다. “오늘은 재료가 나빠서 장사 못 합니다.”
목축을 가증히 여기던 애굽의 문화, 백정을 불가촉천민으로 여기던 우리 역사. 그 잔재가 아직도 “목회는 거룩하고 장사는 세속적”이라는 이원론으로 남아 있습니다. 목사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성경적 사고방식이 아니고, 우리가 거기에 가스라이팅 당한 것이라고. 어릴 적엔 장래희망이 전부 대통령·장관·대장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백댄서, 가수, 옷가게라고 거리낌 없이 답합니다. 그것이 얼마나 성경적으로 바로잡혀 가는 일인지 모른다고 하십니다. 결론은 골로새서 3장 23절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고 주께 하듯 하라.” 이것이 기독교인의 직업관입니다.
내게 남은 것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내가 팔자가 사나워서 이런 일이나 하고 있지.” 목사님이 콕 집어 말씀하신 이 문장이 사실 제 속마음의 어떤 날들과 너무 닮았습니다. 같은 일을 해도 그것이 ‘밥벌이 수단’일 때와 ‘하나님이 나를 부르신 자리’일 때는 완전히 다른 일이 됩니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그 직업을 보는 눈입니다. 마부가 양반이 되려고 예수 믿는 것이 아니라 마부 노릇을 더 잘하려고 믿는다는 그 대답이, 오늘 내 일자리에 그대로 옮겨집니다.
설렁탕 집사님의 “오늘은 재료가 나빠서 장사 못 합니다”가 계속 남습니다. 손님은 아마 그 뼈가 나쁜지 몰랐을 겁니다. 하루 매출을 포기할 만큼의 기준은, 사람에게 하듯 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기준입니다. 주께 하듯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일하면서 “이 정도면 아무도 모른다” 싶은 지점마다, 바로 거기가 내 직업이 성직인지 밥벌이인지 갈리는 자리라는 것을 배웁니다.
그리고 행복에 대한 대답. 소유는 한계효용이 있지만 사랑은 체감하지 않는다는 것. 좋아하는 일이 있어서 “죽는 날까지 이 일 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시는 70 넘은 어른의 얼굴이 오늘의 가장 큰 설교였습니다. 내 한 목숨을 못 박아도 좋을 만한 일 — 그것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지금 맡은 일을 그렇게 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맡겨진 이 일을 사람에게 하듯 하지 않고 주께 하듯 하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hisccm/live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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