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99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45장 16~20절 — 어제에 이어 한 번 더 읽는 본문입니다. 요셉의 형들이 왔다는 소문이 바로의 궁에 들리고, 바로는 요셉에게 형들을 가나안으로 보내 아버지와 가속을 데려오라 합니다. 수레를 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또 너희의 기구를 아끼지 말라 온 애굽 땅의 좋은 것이 너희 것임이니라.”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뜻밖에 한 권의 책 이야기로 시작하십니다. 신학교 시절 읽고 인생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에릭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 프롬은 사람을 두 유형으로 나눕니다. 소유형 인간 — 삶의 의미와 목적과 가치를 소유에 두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며 사는 사람. 그리고 존재형 인간 — 소유를 무시하지는 않지만 궁극적인 가치를 소유에 두지 않고, 인간답게 존재하는 데 두고 사는 사람. 프롬은 정말 잘 사는 사람은 소유형이 아니라 존재형이라고 했고, 목사님이 “돈이 많은 건 부자인 것이지 잘 사는 게 아니다”라고 자주 말씀하시는 뿌리가 바로 이 책이라고 하십니다.
이어지는 예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88 올림픽 전, 국민소득이 만 불도 안 되던 시절에 미국에서 목회하던 선배 목사님이 한국에 나와 호텔 TV를 보다 깜짝 놀라 물으셨답니다. “한국 아이들이 정말 10만 원짜리 운동화를 신고 다니냐?” 목사님은 그런 신발이 있는 줄도 모르셨고, 집에 와 아이들에게 물으니 “예, 우리만 빼놓고 다 신어요” 하더랍니다. 왜 사 달라고 안 했느냐니 “사 달라 그래 봤자 안 사 주실 건데요.” 그날 사무실에서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셨습니다. 오죽 자랑할 게 없으면 신발을 자랑하겠니? 자기를 자랑하지 못하고 신발을 자랑한다는 건, 자기가 10만 원짜리가 안 된다는 뜻이 아니냐. 너희는 신발 자랑하는 사람 말고 사람됨을 자랑하는 사람이 되거라.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으십니다. 그러면 좋은 신발도 명품 가방도 다 죄냐 — 목사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하십니다. 자랑하려는 건 지나치지만, 좋은 옷 입고 자기를 가꾸는 것까지 죄악시하는 건 그것대로 지나치다는 것입니다. 1904년생 아버님이 영하 15도, 20도에도 “바지 주름 죽는다, 옷 태가 안 난다”며 내복을 안 입으셨다는 이야기, 그 DNA가 당신에게도 막내에게도 흘렀다는 이야기를 웃으며 들려주십니다. 아침마다 무슨 옷을 입을지 생각하신다고요. 다만 거기에 인생을 걸지는 않는다는 것. 목사님이 평생 가장 중요하게 여기신 단어가 여기서 나옵니다. 밸런스. 소유 자랑도 양극단이고, 무소유를 훌륭한 것으로 떠받드는 것도 양극단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문입니다. 바로는 형들에게 수레를 내주며 “기구를 아끼지 말라” 합니다. 가나안의 살림살이가 아까워 그 무거운 것들을 바리바리 싸 들고 오려 하지 말라, 애굽에 더 좋은 것이 많다는 말입니다. 목사님은 이 말이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닿았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꿈꾸고 사는 백성이고 우리의 시민권은 하나님 나라에 있는데, 그 나라에는 슬픔도 아픔도 괴로움도 미움도 시기도 다툼도 원망도 없습니다. 그 나라를 살아가는 데 많은 기구와 가구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많은 소유로 세상 나라의 좋은 것은 누릴 수 있어도, 그것으로 하나님 나라를 살 수는 없습니다. 거기 집착하면 정작 중요한 하나님 나라를 잃습니다.
마지막 예화는 당신의 몸무게입니다. 40~50대에는 80kg이 넘어 늘 의사에게 줄이라는 말을 들었고, 항암 때는 두세 달 만에 50kg대로 빠져 졸도하고 체력이 안 돼 항암을 미루기도 했답니다. 지금은 68kg 정도. “80 몇 kg도 좋지 않았고 50 몇 kg도 좋지 않았다, 지금 60 몇 kg이 너무너무 좋다”고 하십니다. 우선 건강하고, 그리고 옷 태가 난다고요. 그것이 밸런스입니다. 소유도 똑같습니다. 지나친 소유로 비만해지면 건강도 멋도 잃고, 극단적 무소유를 주장하다가는 빈혈로 쓰러지고 남에게 폐를 끼칩니다. 설교는 누가복음 12장 15절로 맺힙니다.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아니하니라.”
내게 남은 것
일하는 사람에게 소유는 성적표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연봉, 직급, 차, 집 — 숫자가 곧 나의 크기인 것 같은 착각. 오늘 말씀은 그 착각을 한 문장으로 찌릅니다. 오죽 자랑할 게 없으면 신발을 자랑하겠느냐고. 내가 자꾸 무언가를 앞세워 설명하고 싶어진다면, 그건 내 사람됨이 그만큼 설명되지 않는다는 신호일지 모릅니다.
동시에 오늘 설교는 금욕으로 도망가는 길도 막아둡니다. 안 쓰고 안 누리는 것이 곧 거룩은 아니라는 것. 누릴 줄도 알고 감사할 줄도 알되 거기에 목숨은 걸지 않는 자리, 68kg 같은 자리. 저울 눈금을 매일 확인해야 유지되는 체중처럼, 이 균형도 가만히 두면 유지되지 않고 늘 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지요. 목사님도 더 많이 누리는 사람을 보면 언뜻언뜻 부럽다고, 다만 그걸 떨쳐내는 일이 그닥 어렵지 않다고 솔직히 말씀하셨습니다. 유혹이 없는 게 아니라 휘둘리지 않는 것이 신앙이었습니다.
그리고 “기구를 아끼지 말라.” 이사할 때마다 버리지 못하는 짐처럼, 커리어에도 놓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때 유용했던 타이틀, 익숙한 방식, 아까워서 들고 다니는 과거의 성과. 더 좋은 땅으로 가라고 수레까지 보내왔는데 옛 살림이 아까워 발이 묶인다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저편에 더 좋은 것이 있다고 하신 분의 말을 믿는다면, 손에 든 것을 조금 가볍게 할 용기가 생깁니다.
오늘의 기도: 누릴 줄 알되 목숨 걸지 않게 하시고, 아까운 것을 놓고 더 좋은 땅으로 가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hisccm/live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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