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98 — 돈보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라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98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45장 16~20절 — 요셉의 형들이 왔다는 소문이 바로의 궁에 들리자, 바로와 그의 신하들이 기뻐했습니다. 바로는 요셉의 가족을 애굽으로 불러들이라 명하며 “온 애굽 땅의 좋은 것이 너희 것”이라고까지 말합니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이 이번에 요셉 이야기를 읽으시며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온 대목은 뜻밖에도 아주 짧은 한 구절이었다고 하십니다. “바로와 그의 신하들이 기뻐하고.” 바로 왕이 기뻐한 건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신하들이 기뻐했다는 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요셉은 말하자면 낙하산입니다. 애굽 사람도 아닌 이스라엘 사람이, 자기들이 출세해서 올라갈 자리를 갑자기 꿰차고 들어온 사람입니다. 상식적으로 신하들은 요셉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모함했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그 신하들이 요셉의 형들까지 온다는 소식에 함께 기뻐했습니다. 목사님은 여기서 결론을 끌어내십니다. 요셉은 왕의 마음만이 아니라, 가장 얻기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까지 얻은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목사님은 성경에서 가장 난해한 비유 중 하나인 불의한 청지기 비유로 옮겨가십니다. 쫓겨날 것을 알게 된 청지기가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불러 밀 백 석을 팔십 석으로, 기름 백 말을 팔십 말로 제멋대로 깎아줍니다. 명백히 옳지 못한 일인데, 예수님은 그가 우리보다 지혜롭다고 하셨습니다. 왜일까. 목사님은 예수님이 그의 불의를 합리화해 주신 것이 아니라, 그 불의한 청지기조차 돈보다 사람이 더 힘이 있고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그 한 가지를 짚으신 거라고 보십니다. 그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비록 그릇된 방법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했습니다.

그러면서 목사님은 우리의 현실을 뒤집어 보십니다. 요즘 세상은 사람보다 돈을 더 귀히 여깁니다. 돈 욕심 때문에 사람을 배반하고, 원수지고, 착취하고, 사람의 마음을 잃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돈도 귀하고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돈을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 — 이것이 지혜 중의 지혜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에 새로운 각도를 더하십니다. 그 믿음으로 얻는 게 뭐냐, 돈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으면 하나님이 우리를 믿으십니다. 동시에 믿음은 사람 사이에서는 신뢰요 신용입니다. 정직하면 금전적으로 손해 볼 때도 있고 이익을 못 얻을 때도 있지만, 신용을 지키면 사람의 마음을 얻습니다. 사람을 잃고 순간에 돈 몇 푼 더 버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익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셉은 어떻게 그 어려운 신하들의 마음을 얻었을까. 목사님의 짐작은 겸손입니다. 서른 살에 총리대신이 되면 거들먹거리기 쉽고, 왕의 전권을 쥐었으니 사람 깔보기 쉽습니다. 그런데 요셉은 총리가 되어서도 자세를 낮추고 신하들과 자신을 동등하게 여기며 섬겼을 것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두 개의 예화가 붙습니다. 하나는 신대원 시절 축구 시합 응원가 — “밟아라 밟아라, 뽀개라 뽀개라.” 사람을 뽀개고 짓밟고 이겨서 유익을 얻는 게 아무렇지 않은 문화가 되었다는 것. 또 하나는 식인종 시리즈 — 부모를 잡아먹은 식인종 아이가 대성통곡하며 “나는 고아다” 했다는 우스개입니다. 경쟁 사회에서 너 죽고 나 살자,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식으로 사람을 잡아먹고는 결국 고아가 되어 외로워하는 우리 모습이 딱 그 풍자라고 하십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하는 자리에서 성과 지표는 대개 숫자로 떨어집니다. 매출, 단가, 계약 조건.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나중에 챙길 것’으로 자꾸 밀립니다. 오늘 말씀은 그 순서가 뒤집힌 것이라고 말합니다. 요셉이 남긴 기록은 곡식 창고의 수치가 아니라 “신하들이 기뻐하더라” 한 줄이었습니다. 숫자는 그해로 끝나지만 마음은 흉년에도 남습니다.

목사님이 짚으신 요셉의 이력이 인상 깊습니다. 종이었을 때 보디발의 마음을 얻었고, 억울한 옥살이 중에 간수장의 마음을 얻었고, 총리가 되어서는 가장 얻기 어려운 신하들의 마음까지 얻었습니다. 낮은 자리에서도 높은 자리에서도 일관되게 사람을 얻은 것 — 자리가 바뀌어도 태도가 바뀌지 않은 사람입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말투가 달라지는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정직하면 손해 보는 순간이 분명히 옵니다. 그런데 그 손해의 이름이 ‘신용’이라면, 그건 지출이 아니라 적립입니다. 사람을 뽀개고 이겨서 얻은 것들을 다 세어본 뒤에 “나는 고아다” 하고 울지 않으려면, 오늘 한 건의 협상에서 한 발 물러서는 쪽을 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기뻐할 때 함께 기뻐해 줄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 — 그게 진짜 잔고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오늘의 기도: 돈을 얻으려다 사람을 잃지 않게 하시고, 낮은 자리의 마음으로 사람을 얻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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