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95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43장 11~14절 — 기근이 깊어지자 야곱은 결국 아들들에게 그 땅의 아름다운 소산과 돈을 배로 들려 보내며, 끝내 보내지 못하던 베냐민까지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40대 때 어느 미션 스쿨 여자 중고등학교에 채플을 인도하러 갔던 이야기로 시작하십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존경받는다는 교장 장로님을 만나 차담을 나누는데,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저는 있으나 마나 한 교장이 되려고 힘씁니다.” 깜짝 놀랐지만 금방 알아들으셨다고 합니다. 없어서는 안 될 사람도 못 되는 모자란 사람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을 넘어선 다음의 있으나 마나 한 사람. 그 말이 평생의 교훈이 되었다고 하십니다.
두 번째는 은행 이야기입니다. 높은뜻숭의교회 시절 교육관과 사무실로 쓸 건물을 사려고 대출을 신청했는데 두 번이나 거절당했습니다. 교인이 몇천 명이고 재정도 있는데 왜 안 되느냐 물으니 담당자가 “높은뜻숭의교회는 신용이 없습니다“라고 했답니다. 이유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석 달 만에 천 명이 모였다지요? 그 목사님 때문이시죠? 한 사람 때문에 석 달 만에 천 명이 모이는 교회는 정상적인 교회가 아닙니다. 그 한 사람만 삐끗하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교회입니다.” 심지어 “목사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기만 해도 이 교회는 위태로운 교회”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날 목사님은 하나님 앞에서 결심하십니다. “높은뜻숭의교회에서 김동호 제거하기.” 그래서 제일 먼저 한 것이 안식년이었습니다. 한 주일만 설교를 안 해도 몇백 명씩 교인이 줄던 때라, 장로님들은 1년을 비우면 교회가 무너진다고 말렸습니다. 목사님의 대답은 이것이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가야 됩니다. 제가 떠나도 무너지지 않을 교회를 연습해야 됩니다.” 처음엔 많이 줄었지만 버텼더니 회복되었고, 돌아와 보니 숫자는 비슷한데 체질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담임목사 없어도 교회는 괜찮구나 — 그것이 안식년의 가장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목사는 목회에, 교회에 집착하기 쉬운데, 많은 목회자의 최종 실패 원인은 집착이라고 하십니다. 충성은 잘했는데 떠날 때 떠나지 못해서 망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아들 이야기입니다. 한동대 다니던 아들이 서울에 있는 여자친구 생일에, 시험 기간인데도 밤기차를 타고 올라와 꽃다발을 전하고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버지 생일은 잊고 전화도 없었습니다. 섭섭했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으십니다. “그게 정상이지.” 아비 생일을 챙기고 여자친구 생일을 잊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것이라고요. 그때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연합하여”라는 창세기 말씀의 지혜를 얻고, 마음으로 아들을 떠나보내셨다고 합니다. “저에게 아들은 넘버원입니다. 그러나 아들에게 내가 넘버원이면 안 됩니다. 제 자리는 늘 넘버3였어요.”
그리고 에베레스트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어려운 고산을 최선을 다해 정복한 등반가들은 정상에서 몇 시간이 아니라 몇 분도 머물지 않습니다. 깃발 꽂고 만세 부르고 증명사진 찍고 금방 내려옵니다. 몇 시간 있다가는 죽습니다. 하산에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여기 올라오려고 얼마나 수고했는데” 하며 천막 치면 거기서 죽습니다. 많은 사람의 실패 원인은 정상을 정복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려오지 못하고 떠나지 못해서입니다.
야곱이 바로 그랬습니다. 요셉을 잃은 기억 때문에 베냐민에게 집착했고, 양식이 떨어져 온 집이 죽게 되었는데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전능하신 하나님께 승부를 걸고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하며 집착을 놓습니다. 자식 잃기를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목사님은 그 한마디를 야곱이 드디어 손을 폈다는 선언으로 읽으십니다. 끝까지 붙들었다면 요셉의 형제들도 베냐민도 다 죽었을 것입니다. 놓았을 때 비로소 생명을 건지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하는 사람에게 이 설교는 섬뜩할 만큼 실용적입니다. “나 없으면 이 일 안 돌아가”라는 말을 우리는 은근히 자랑처럼 합니다. 그런데 은행 직원의 판정은 정반대였습니다. 그런 조직은 신용이 없는 조직이라는 것.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팀은 강한 게 아니라 위태로운 것이고, 내가 자리를 비워도 굴러가도록 만들어 놓는 것이 진짜 실력입니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되기를 힘쓴다는 그 교장 선생님의 말은, 결국 나를 대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최고의 성취라는 뜻이었습니다.
더 아픈 대목은 하산입니다. 나도 올라가는 법만 배웠지 내려오는 법은 배운 적이 없습니다. 자리든 성과든 관계든, 쌓느라 들인 수고가 클수록 “이걸 어떻게 놓아” 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그런데 목사님 말씀대로 정상에 천막 치면 거기서 죽습니다. 떠날 때 깨끗이 떠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 안식년을 ‘훈련’이라고 부르신 이유가 거기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남은 건 어머니께 드렸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믿는 믿음으로 혼자 살 수 있어야 저하고 같이 살 수 있습니다.” 집착하면 같이 사는 것이 고통이 됩니다. 아내 없이도 살 수 있어야 아내와 잘 살고, 자식을 떠나보낼 수 있어야 자식과 편해집니다. 사랑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사랑이 집착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 집착의 노예가 되어 결국 사망에 이른다는 것. 오늘 나는 무엇을 쥐고 있나, 손을 한 번 펴 봐야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쥔 것을 놓을 용기를 주시고, 내려올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hisccm/live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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