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94 — 남의 아픔에 민감한 사람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94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42장 21~23절 — 애굽에서 정탐꾼으로 몰린 요셉의 형들이 서로 말합니다. “우리가 아우의 일로 말미암아 범죄하였도다. 그가 우리에게 애걸할 때에 그 마음의 괴로움을 보고도 듣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괴로움이 우리에게 임하도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먼저 요셉 이야기를 반복해 읽을수록 전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은혜와 깨달음이 계속 나온다는 고백으로 시작하십니다. 7년 풍년이 끝나고 7년 흉년이 임했고, 야곱의 땅에도 기근이 찾아왔습니다. 애굽에 양식이 있다는 소식에 야곱은 아들들을 보내면서 베냐민만은 못 가게 붙잡습니다. 베냐민은 요셉의 친동생이고, 요셉을 이미 잃은 아버지에게 그 아이까지 잃는 것은 견딜 수 없는 두려움이었기 때문입니다. 애굽에 간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요셉은 형들을 알아보았고, 일부러 그들을 정탐꾼, 곧 간첩으로 몰아 동생을 데려오라고 유도합니다. 양식을 사러 갔다가 꼼짝없이 죽게 생긴 상황에 몰린 것입니다.

바로 그 위기의 자리에서 형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 오늘 본문입니다. “이건 우리 죄값이다. 요셉의 피값이다.” 목사님은 여기서 햇수를 꼽아 보십니다. 요셉이 팔린 때가 열일곱, 총리가 된 것이 서른, 풍년 7년이 지나 흉년이 임했을 때가 서른일곱 여덟, 그리고 형들이 곡식을 사러 온 것은 흉년 2년쯤이니 — 대략 22년 전 일입니다. 22년이나 지난 일이 괴로움을 당하는 순간에 기억나더라는 것. 목사님은 그 대목을 보시고 “그래도 저 아이들에게 양심은 있었구나, 그렇게 둔감한 사람들은 아니었구나” 하셨습니다.

이어지는 진단이 아픕니다. 우리는 자기의 괴로움에는 예민하지만 타인의 괴로움에는 참 둔감하다는 것. 그런데 둔감한 것만 해도 그나마 나은 편이고, 우리 본성 속에 더 나쁜 것이 숨어 있는데 남의 고난과 괴로움을 은근히 즐거워하는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그래서 생겨난 것이 고문이고, 그중 가장 나쁜 형벌이 십자가형이라고 하십니다.

대조로 드신 예화가 선명합니다. 에스키모나 아프리카에서 사냥하며 사는 사람들에게는 먹기 위해 죽이더라도 고통 없이 단번에 숨을 거두게 해야 한다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에는 그 반대가 있습니다. 쉽게 죽이지 않고 서서히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마음. 목사님은 그것이 우리 안에 있는 가장 악한 마음이 아니겠느냐고,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면 그런 사람부터 심판하지 않으시겠느냐고 물으십니다. 남의 괴로움을 외면하고 즐기면 그 괴로움이 나에게 돌아온다 — 이것이 성경의 중요한 교훈입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하십니다. “그게 무서워서 남을 괴롭히지 않는” 수준에 머물지 말자는 것입니다. 심판의 반대는 축복입니다.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끼고 함께 아파하고 나누려는 마음이 있다면 하나님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산상수훈의 복이 그 답입니다.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요.” 그리고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면 내게 한 것이라, 결단코 그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는 말씀. 무서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기 때문에 하는 사랑입니다.

마지막은 캄보디아 단카오 쓰레기 마을 이야기였습니다. 전국에 80여 개 매장을 가진 미용 그룹 ‘아이디헤어’의 여자 장로님 대표가 학교를 지어 주겠다고 했을 때, 목사님은 학교보다 더 급한 것이 있다며 미용 아카데미를 제안하셨고 수억 원을 들여 학교가 세워졌습니다. 원장님들이 비행기값을 자비로 내고 자기 가게를 비워 두고 와서 1년을 가르쳤는데 — 그중엔 교회도 안 다니는 분들이 있어 마지못해 오신 것 아닐까 염려하셨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한 말이 이것이었습니다. “남을 돕는 일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다.” 기쁨으로 가르치니 잘 가르쳤고, 쓰레기 마을 청년들은 캄보디아 최고급 미용실에 기본급 250불로 취직했습니다. 온 가족이 쓰레기를 주워 하루 5불, 한 달 150불을 벌던 아이가 혼자 250불을 버는 직업인이 된 것입니다. 2기부터는 졸업 전에 스카우트가 다 끝났다고 합니다.

내게 남은 것

일터에서 가장 조용히 찾아오는 죄가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어려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 한구석이 슬쩍 편해지는 것. 아무도 모르고 겉으로는 안타까운 표정을 짓지만, 하나님은 그 속을 보십니다. 목사님 말씀대로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 지나간 제사장과 레위인의 마음이 내 안에도 있습니다. “내 일이 아니니까.”

요셉의 형들이 22년 만에 그 기억을 꺼낸 것은, 사람은 결국 자기가 외면한 괴로움을 자기 몸으로 겪은 다음에야 깨닫는다는 뜻 같습니다. 동료가 애걸할 때 보고도 듣지 않은 일이 22년 뒤 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면, 오늘 누군가의 곤란 앞에서 한 번 더 멈춰 서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입니다. 다만 두려움이 동기가 되면 거기까지입니다. 아이디헤어 원장님들처럼 “남을 돕는 일이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 는 자리까지 가야 그 섬김이 오래가고, 잘되고, 상대를 정말 살립니다.

공감. 목사님이 마지막에 음악 위에 얹으신 한 단어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픔에 공감하시고, 그 아픔을 대신 지시려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우리 고난을 체휼하신 분을 믿는다면서 내 옆자리 사람의 고난에 둔감하다면 그것만큼 이상한 일도 없습니다. 오늘 하루, 남의 괴로움에 민감한 사람 — 품어 줄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오늘의 기도: 남의 아픔에 무딘 마음을 깨뜨리시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는 따뜻한 사람 되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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