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83 — 공부해서 남 주자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83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39장 4~6절 — 어제와 같은 본문입니다. 요셉이 주인에게 은혜를 입어 가정 총무가 되고, 주인은 자기가 먹는 음식 외에는 간섭하지 않을 만큼 모든 소유를 요셉의 손에 맡깁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이런 문장이 끼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요셉을 위하여 그 애굽 사람의 집에 복을 내리시므로.”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자녀 이야기로 시작하십니다. 아버님도 당신께 공부하라는 소리를 거의 안 하셨고, 당신도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으셨답니다. 다만 기억에 남는 한 번, 큰아이에게 이런 말을 하셨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성공했다는 사람에는 두 종류가 있다 — 5천 명을 먹이는 사람과, 5천 명 분을 혼자 깔고 앉아 먹는 사람. 세상은 둘 다 잘 산다고 하지만, 혼자 깔고 앉은 사람은 부자인 것이지 잘 사는 것이 아니라고요. 기독교의 복은 “너 복 받고 잘 살아라”가 아니라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이고, 땅을 정복하라는 말씀의 정복도 착취가 아니라 섬기고 돌보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흔히 하는 “공부해서 남 주냐”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하십니다. 공부는 남 주려고 하는 것이다. 공부해서 남 줘라, 돈 벌어서 남 줘라, 출세해서 남 줘라. 그 말이 마음에 닿았던지 큰아이는 모조지 전지에 이렇게 써서 책상 앞에 붙였다고 합니다. “공부해서 남 주자”, “5천 명을 먹이는 사람이 되자”, “최상의 것을 하나님께 드리자”. 그리고 조금 과장하면 죽도록 공부해 경제학 교수가 되었고, 전공은 가난한 나라를 어떻게 개발하고 도울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개발경제였습니다. 최근에는 그 전공을 살려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이유』라는 책도 냈다고 하십니다. “우리 먹을 것도 없는데 왜 가난한 나라를 돕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책입니다.

목사님 자신도 평생 목회하면서 예배당 짓는 일보다 남 돕는 일을 더 우선에 두셨다고 하십니다. 은퇴 후 에스겔선교회가 가장 많은 예산을 쓰는 사역은 캄보디아 단커 쓰레기 마을 선교입니다.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쓰레기 산에 올라가 평균 5불을 버는 동네. 그곳에 아이디헤어라는 미용 그룹 대표님이 학교를 지어 주겠다고 제안해 오셨을 때, 목사님은 “학교보다 미용 학교를 먼저 세워 주십시오” 하셨습니다. 그렇게 아이디헤어 아카데미가 세워졌고, 한국의 원장님들이 자기 시간을 내고 자기 비용을 들여 번갈아 가며 1년 과정으로 아이들에게 미용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가 놀랍습니다. 캄보디아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급의 부자들이 있는데, 정작 그들의 머리를 다룰 고급 기술자가 부족했습니다. 한국 최고 미용 그룹 원장들에게 1년을 배운 아이들이 있다는 소문이 나자 미용실들이 스카우트해 갔습니다. 하루 5불 벌던 집 아이의 초봉이 250불 — 대학 나온 사람보다, 심지어 300~350불 받는다는 대학교수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제일 잘하는 아이는 지금 500불에 팁까지 받는 고급 기술자가 되었고, 3기는 졸업도 하기 전에 미리 스카우트가 끝났다고 합니다. 더 중요한 건 그 마을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고요. 교회에 다니지 않던 원장님들의 고백이 인상적입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본문입니다. 하나님이 요셉을 축복하시려면 요셉에게 복을 주시면 될 텐데, 하나님은 요셉을 위하여 보디발의 집에 복을 내리셨습니다. 목사님은 이것을 “하나님의 수”라고 부르십니다. 보디발이 요셉이 복덩어리라는 걸 알게 되자, 요셉은 자기가 먹는 것 외에는 간섭하지 않을 만큼 전권을 가진 가정 총무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수는 반대입니다. 신학교 축구 시합 응원가가 “밟아라 밟아라 오뉴월 개구리 밟듯이”, “뽀개라 뽀개라 동지섣달 장작 뽀개듯이”였다는데, 그게 우리 관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나만 밟겠습니까. 서로 밟다 보면 다 밟힙니다. 큰 다라이에 담아 둔 게들이 한 놈 올라가면 뒷놈이 잡아당겨 결국 아무도 못 나가는 것처럼요. 기독교의 복은 은사의 개념 — 쓰면 늘고 안 쓰면 줄어듭니다.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 주라고 맡기신 것입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하면서 가장 솔직한 질문은 “이 실력으로 내가 뭘 얻을까”입니다. 오늘 말씀은 질문의 방향을 돌려놓습니다. 내 실력은 나를 먹이라고 주신 게 아니라 나눠 주라고 맡기신 양식이라는 것. 5천 명 분을 깔고 앉은 사람도 통계상으론 성공한 사람이지만, 성경은 그를 부자라고 부를 뿐 잘 사는 사람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내 커리어가 어느 쪽으로 쌓이고 있는지, 오늘 하루의 선택들이 어느 줄에 서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보디발의 집 이야기가 특히 오래 남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높이시려고 요셉이 속한 조직에 복을 주셨습니다. 그러니 내가 있는 팀과 회사가 잘되게 하는 일이 나를 깎아먹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아는 것을 후배에게 넘겨 주고, 내 노하우로 옆자리 사람의 일이 쉬워지게 만드는 것 — 그게 하나님이 쓰시는 수라면, 조급해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처럼 앞사람 다리를 잡아당기면 결국 다라이 안의 전부가 못 나갑니다.

그리고 교회 안 다니던 미용실 원장님들의 고백, “남 돕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다”. 이건 설교가 아니라 경험담입니다. 나눔은 손해 보는 결심이 아니라 아직 안 써 본 기쁨이라는 것. 오늘 내 자리에서 누군가 한 사람이 꿈꿀 수 있게 하는 일, 그 작은 한 칸부터 해 보고 싶습니다.

오늘의 기도: 내가 잘 사는 것보다 남을 잘 살게 하는 기쁨을 오늘 하루에서 배우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해피리드는 바순 리드를 직접 만드는 공방입니다. 바순을 배우는 분이라면 아래에서 리드와 케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전 상품 무료배송입니다.

🎵 해피리드 자사몰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 유튜브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