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76 — 고난도 하나님의 수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76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37장 1~4절 — 열일곱 살 요셉이 형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말하고, 아버지는 그에게만 채색옷을 지어 입히고, 형들은 그를 미워하여 편안하게 말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본문을 읽으시고 의외의 말로 시작하십니다. “요셉이 미움을 받을 만했다.” 첫째로 형들의 잘못을 자꾸 고자질했고, 둘째로 아버지가 편애해서 요셉에게만 채색옷 — 요즘으로 치면 값비싼 명품 같은 것 — 을 입혔고, 셋째로 형들의 볏단이 자기에게 절하더라는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러니 형들이 요셉을 좋아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형들을 함부로 탓하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요셉을 책망할 수도 없습니다. 이유가 놀랍습니다. 그때 형들이 요셉을 미워하지 않았더라면 큰일 날 뻔했기 때문입니다. 미움받지 않았으면 애굽에 종으로 팔려가지 않았을 것이고, 팔려가지 않았으면 총리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총리가 못 됐으면 피할 수 없는 7년 흉년 앞에서 이스라엘 온 가족이 다 죽었을 것입니다. 미움과 노예살이와 옥살이라는 그 말도 못할 고난 속에 하나님의 섭리가 들어 있었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목사님은 어제 설교 준비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솔직하게 털어놓으십니다. 에서의 족보가 나오는 대목에서 “야, 이거 가지고 어떻게 설교를 하지” 하며 보고 또 보고 하셨다는 겁니다. 그러다 찾으신 메시지가 단순하지만 강했습니다. 하나님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알고 계신다. 아신다는 것은 사랑하신다는 뜻이다. 아시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시기 때문에 그 고난과 역경과 아픔에서 건져 주시고 구원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가지 개인의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하나는 40대, 교회를 개혁하겠다고 나섰다가 보낸 10년의 세월입니다. 『생사를 건 교회개혁』을 쓰며 정말 생사가 오락가락하던 시절이었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것이 없었다면 얻지 못했을 것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세 아들과의 관계가 좋아졌고, 하나님만이 주인이시라고 고집부리며 사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좋게 보였던 모양이어서 아들들에게 믿음을 심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고난 100번을 당해도 아들 셋을 얻은 것이 더 귀하지 않겠습니까?”

또 하나는 예순아홉, 70 되기 전에 걸린 암입니다. 그것도 세 개씩이나. 너무너무 힘든 세월이었지만, 암이 없었다면 날기새도 없었고 CMP 집회도 없었고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에스겔 선교회도 없었을 거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요즘은 엉뚱하게 “암도 은사인가 보다” 하고 다니신답니다. 암을 통해 깨달은 믿음, 하나님을 의지하는 더 깊어진 마음, 어려움 속에서 평안을 찾는 법 — 그때 믿음이 많이 자랐다고요.

마지막 비유가 오래 남습니다. 목사님은 자신이 바둑 10급이라고 하십니다. 10급짜리가 9단의 수를 읽을 수 있겠습니까? “왜 거기다 놨냐,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하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수는 9단의 수와 비교할 수조차 없이 멀리 보시고 다 보시는 수입니다. 그래서 눈앞의 일 하나하나를 놓고 이건 복이다, 이건 복이 아니다 판정하는 일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서양 속담을 인용하시며 맺습니다. “하나님 나라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버릴 것이 없으니까요.

내게 남은 것

일하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실패 자체가 아니라, 이 일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는 상태입니다. 억울하게 미움을 받거나, 이유 없이 밀려나거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판이 엎어질 때. 오늘 말씀은 그 순간에 “괜찮다”고 말하지 않고, 대신 “하나님이 알고 계신다”고 말합니다. 해결이 아니라 아심. 그런데 그 아심이 사랑이라는 뜻이라면, 나는 지금 이 구간의 의미를 몰라도 되는 사람이 됩니다.

바둑 10급 이야기가 제 자리를 정확히 알려 줍니다. 저는 제 커리어의 수를 다 읽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 두어진 이 수가 악수인지 묘수인지 판정할 급수가 안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실이 위로가 됩니다. 판정은 9단이 하고, 저는 두어진 자리에서 성실히 두면 되니까요. 요셉은 자기가 총리가 되려고 팔려간 게 아니라, 팔려간 자리에서 성실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목사님의 고난은 그냥 지나간 게 아니라 날기새와 CMP와 에스겔 선교회로 남았습니다. 고난이 유익한 이유는 내가 그것을 잘 견뎌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것을 도구로 쓰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오늘 내 손에 있는 불편한 일 하나도, 버릴 쓰레기가 아니라 언젠가 누군가의 7년 흉년을 막을 재료일 수 있다는 것. 그 믿음으로 오늘 하루를 흔들리지 않고 서 있고 싶습니다.

오늘의 기도: 지금 두어진 수를 이해하지 못해도, 다 보시는 하나님을 믿고 오늘 자리를 지키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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