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73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35장 1~5절 —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나님이 야곱에게 하신 이 한 문장이 오늘 설교의 전부입니다. 목사님은 천안 순회 일정 중 숙소에서 녹화하시면서도, 홍길동처럼 사방을 다녀도 크게 피곤하지 않게 건강 주신 것이 “날기새 열심히 하라고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웃으며 말씀을 여십니다.
말씀의 흐름
야곱은 형 에서를 잘 만났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관계가 원만해지고 잘 풀렸습니다. 그러자 야곱은 옛날 에서를 피해 도망가던 때 벧엘에서 하나님과 했던 약속을 기억합니다. 무사히 돌아오게 해 주시면 이곳에 단을 쌓고 십일조를 드리겠습니다 — 그 약속입니다. 기억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벧엘이 아니라 세겜에 단을 쌓고 거기 거주했습니다.
목사님은 그 속마음을 이렇게 짚어 주십니다. 벧엘과 세겜이 그리 멀지 않으니 “거기가 거기다” 싶었을 것이고, 벧엘은 쉽게 말해 시골이라 사람도 별로 없는데 세겜은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로 편리했을 것이라고요. 그러니까 약속을 아예 어긴 것도 아니고, 단은 쌓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것을 옳게 보지 않으셨습니다. 벧엘이 나에게 불리해도 벧엘에 쌓겠다 했으면 벧엘에 쌓아야지, 조금 불리하다고 세겜으로 옮기는 그 마음의 중심을 하나님은 받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세겜에서 터집니다. 유리하리라 여겨 자리 잡은 세겜 땅에서, 야곱의 하나뿐인 딸 디나가 그 땅 구경을 나갔다가 세겜 추장의 아들에게 강간을 당합니다. 저들이 정식으로 혼인을 청해 오자 야곱의 아들들은 할례받지 않은 자와는 결혼할 수 없다며 세겜 남자들을 모두 할례받게 하고, 고통이 가장 심해 몸을 움직이지 못할 때 칼을 들고 들어가 그들을 진멸합니다. 그 일로 주변 도시국가들이 긴장해 야곱을 포위하고 전쟁을 벌이려는 절체절명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잘 살아 보겠다고 고른 땅에서 잘 살기는 고사하고 생명을 부지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이 나타나 “내게 약속한 벧엘, 거기서 단을 쌓아라” 하십니다.
목사님이 던지시는 질문이 아픕니다. 벧엘에도 세겜에도 아예 단을 쌓지 않고 약속을 어긴 것과, 벧엘 근처니까 벧엘 지역이라 할 수 있다며 세겜에 쌓은 것 — 어느 쪽을 하나님이 더 싫어하실까요. 많은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한 쪽이 더 나쁠 거라 생각하지만, 목사님은 반대로 말씀하십니다. 세겜에 쌓아 놓고 “쌓았다”고 생각하는 쪽을 하나님이 더 좋지 않게 보신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 받으실 수 없는 제단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불리하다고 조금씩 바꾸고 변경하고 어기고 미루는 일 —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자주 범하는 오류인지 모른다고 하십니다.
예화는 목사님의 첫 목회지 이야기입니다. 교회 재정을 보니 십일조 항목이 없고 ‘월정 헌금’과 ‘기타 헌금’이 있더랍니다. 십일조 하는 분들의 헌금을 감사헌금과 뭉뚱그려 기타 헌금으로 잡아 놓은 것인데, 목사님 눈에는 의도가 보였습니다. 십일조를 다 내자니 많아 보이고 안 내자니 아닌 것 같아서 적당히 타협한 것이 월정 헌금 — “그 월정 헌금은 세겜에 단을 쌓은 것이다.” 그래서 연말에 월정 헌금 제도를 없애고 십일조만 하자고 내놓았고, 예산이 준다는 반대에는 “예산이 줄면 제 월급부터 깎으십시오”라고 답하셨습니다. 예산 줄이지 않겠다고 타협하는 건 하나님의 식이 아니라는 고집이었는데, 결국 예산은 줄지 않았다고 하십니다.
마지막 5절이 결론입니다. 야곱은 회개하고 집안 사람들에게 이방 신상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의복을 바꿔 입으라 한 뒤 벧엘로 올라가 단을 쌓습니다. 그러자 사면 고을들이 크게 두려워하여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 하나님이 저들 마음에 두려움을 심어 주셔서 문제가 그렇게 풀렸습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할 때 제일 위험한 순간은 아예 안 하는 때가 아니라, 적당히 해 놓고 “했다”고 체크하는 때입니다. 약속한 품질은 벧엘인데 일정과 형편이 불리하니 세겜쯤에 내놓고, 거기가 거기라고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아무것도 안 했으면 양심이 찔리기라도 할 텐데, 세겜에 단을 쌓으면 찔림조차 사라집니다. 오늘 말씀은 그 자기 합리화를 하나님이 더 싫어하신다고 못 박습니다.
그리고 세겜의 계산은 대체로 틀립니다. 야곱은 더 편하고 유리하려고 세겜을 골랐는데, 정작 목숨이 위태로워진 곳이 세겜이었습니다. 편의를 위해 낮춘 기준이 나중에 훨씬 큰 비용으로 돌아오는 것을 저도 몇 번 겪었습니다. “예산이 줄면 제 월급부터 깎으십시오” — 손해를 각오한 이 한마디가 있어야 벧엘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도 배웁니다.
그래서 오늘은 목록을 하나 만들어 보려 합니다. 마음에 걸리는 것, 약속은 벧엘에 했는데 세겜에 두고 온 것. 짐을 꾸려 올라가면, 추격하던 문제들이 조용해지는 경험을 주신다는 약속을 믿고.
오늘의 기도: 불리해도 약속한 그 자리에, 벧엘에 단을 쌓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hisccm/live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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