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71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32장 13~20절 — 형 에서를 피해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한 지 20년, 야곱이 본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형 에서가 군대 사백을 이끌고 마중 나온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야곱은 밤을 지내고 자기 소유 중에서 형을 위한 예물을 택합니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야곱의 두려움부터 짚으십니다. 야곱이 두려웠던 건 형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형이 군대 사백을 끌고 나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왜 그러는지 야곱은 알 수 없었고, 형에 대한 자기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안은 보통 불안이 아니라 생사가 걸린 문제였습니다.
야곱이 찾아낸 첫 번째 방법은 엄청난 예물이었습니다. 암염소 이백, 숫염소 이십, 암양 이백, 숫양 이십, 젖 나는 낙타 삼십과 그 새끼, 암소 사십, 황소 열, 암나귀 이십, 나귀 새끼 열. 오백 마리가 넘는 짐승 떼입니다. 목사님이 찾아보니 요즘 시세로 5억 5천만 원쯤 된다고 합니다. “말이 예물이지 사실은 뇌물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돈의 힘은 만만치 않다고 하십니다. 옛날 난산하는 임산부 앞에서 무당이 엽전 꾸러미를 쩔렁쩔렁 흔들었다는 주술 이야기까지 꺼내시면서요 — 아이도 돈을 좋아해서 돈 소리를 들으면 빨리 나온다는 것. 세상에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하지 않으냐고.
그런데 목사님이 오늘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왔다는 단어 하나가 있습니다. “혹시.” 예물로 형의 감정을 푼 후에 대면하면 형이 혹시 나를 받아 주리라. 확신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돈이나 인간의 꾀나 지혜는 모두 유한하고 한계가 있어서 100% 풀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혹시’가 들어가고, 그 ‘혹시’ 때문에 불안은 그대로 남습니다. 5억 5천을 쏟아붓고도 야곱의 마음은 평안하지 못했습니다. 그게 세상과 돈의 한계라는 것입니다.
더 아픈 지적은 그다음입니다. 사실 야곱은 처음에 하나님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지팡이 하나만 들고 떠났는데 이제 두 떼를 이루었다고, 베풀어 주신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형 에서에게서 건져 달라고 바르게 기도했습니다. 목사님은 “그랬으면 거기서 끝났어야죠” 하십니다. 지금까지 지켜 주신 에벤에셀의 하나님, 함께 계신 임마누엘의 하나님이 또 지켜 주실 것을 믿고 평안했어야 하는데, 믿음이 부족해서 기도는 해 놓고 평안하지 못했고, 그래서 꺼내 든 것이 돈이었고 뇌물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섭섭하셨을 거라고 하십니다. “너는 나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구나.”
이어서 어머니 요실금 수술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수술 전날 사촌 동생이 전화해 “그 수술 하면 안 된다”고 했고, 마음이 심란해진 목사님은 병원 주보에서 원장이 잘 아는 교회 장로님인 것을 발견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원장실로 계단을 뛰어 올라가다가 중간쯤에서 스스로 생각하셨답니다. 원장에게 부탁한다고 어머니 오줌보가 1mm도 안 올라가고 1mm도 안 내려가게 되나? 부탁은 할 수 있겠지만 그건 또 ‘혹시’일 뿐이라는 것. 그래서 도로 내려와 수술실 앞에서 기도하는데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 부족함이 없다는 그 말씀이 곧 1mm도 안 올라가고 안 내려간다는 뜻으로 와닿았다고 하십니다. 수술은 정말 잘 되었고, 어머니는 98세에 큰 고생 없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마무리는 플랜 B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면서도 늘 플랜 B를 세우고, 사실은 하나님보다 그 플랜 B의 힘을 더 믿습니다. 여호수아가 “이방 신을 섬기는 것이 옳으면 이방 신을 섬기라” 하고 던진 말은 결국 하나님’만’ 섬기라는 뜻이었고, “나와 내 집은 여호와만 섬기겠노라”는 고백으로 이어졌습니다. 목사님은 우리 속의 잡다한 이방 신들을 나열하십니다. 힘 있는 사람, 아는 사람, 고향 사람, 백, 끈, 줄, 뇌물, 돈의 힘, 꾀와 수. 그런 것이 끼면 불순물이 낀 것과 같아서 하나님의 온전한 도움, 완전한 축복에 접착되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하면서 가장 자주 하는 일이 ‘대비’입니다. 플랜 B를 세우는 건 성실한 태도라고 배웠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은 그 플랜 B가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묻습니다. 야곱의 예물은 계획이 아니라 불신에서 나온 계획이었습니다. 기도해 놓고도 평안하지 않아서 급히 꺼낸 카드. 목사님 말씀대로 협조하고 사람의 도움을 받는 건 좋지만,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건 신앙의 문제가 됩니다.
내 마음을 점검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는 ‘혹시’인 것 같습니다. 이 정도 준비했으니 ‘혹시’ 되지 않을까 —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나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이고 그 불안은 돈으로도 사람으로도 끝내 해소되지 않습니다. 5억 5천짜리 떼를 앞세우고도 야곱은 밤새 떨었습니다. 반대로 계단 중간에서 발길을 돌린 목사님이 붙든 건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한 문장이었습니다. 완전하신 분만이 ‘혹시’를 없앨 수 있습니다.
듣기는 쉬워도 살기는 정말 어려운 말씀이라고 목사님도 인정하십니다. 우리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니 기도하고,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라고 하십니다. 오늘 내가 세운 계획들 중에 하나님 뒤에 숨겨둔 뇌물이 없는지, 줄 서려고 뛰어 올라가던 계단이 없는지 — 그것부터 내려오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기도해 놓고 몰래 세우는 플랜 B를 내려놓고,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hisccm/live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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