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50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23장 14~20절 — 사라가 죽고, 아브라함이 막벨라 굴을 매장지로 삼는 장면입니다. 헷 족속은 “나와 당신 사이에 어찌 교계하리이까” 하며 땅을 그냥 쓰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은 사백 세겔을 정확히 달아서 값을 치릅니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자주 하셨던 예화로 시작하십니다. 큰아들이 한동대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쭈뼛쭈뼛 “재수하면 안 되느냐”고 물었답니다. 학교가 싫어서가 아니라, 지방대라 취직 전망도 어둡고 선배도 없어 어려울 것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기도하고 결정해 보라고 하셨더니 아이가 기도원에 올라가 이사야의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자는 화 있을진저”라는 말씀으로 응답을 받고 내려왔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해준 말이 오늘 설교의 씨앗입니다. “아버지는 네가 학교와 선배 덕 보고 사는 거 싫다. 너는 하나님 덕만 보고 살아라.”
그래서 목사님이 좋아하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부모 잘 만나 쉽게 사는 것을 부러워하고, 자기는 부모 덕 못 봐서 흙수저라고 한탄하는 것. 그리고 “끈·백·줄을 잘 서야 돼”라는 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나약하고 비굴해 보인다고 하십니다. 남의 덕을 보려고 하면 사람이 아부하게 되고 비겁해지는데, 무서운 건 그다음입니다. 있는 사람에게 비굴한 사람은 반드시 없는 사람에게 무례합니다. 갑질하고, 깔보고, 업신여기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부끄러운 삶이 거기서 나옵니다.
작은 예화 하나가 더 있습니다. 아이들 학교 다닐 때, 사모님은 학년 말이면 꼭 작은 선물과 땡큐 카드를 준비해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하게 하셨답니다. 그러나 학기 초에는 절대 하지 않으셨습니다. 학기 초의 선물은 크든 작든 “내 아이만 잘 봐달라”는 암묵적 뇌물이라 공정하지 못하고, 학년 말의 감사는 가르쳐야 할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선물 하나에도 사람 덕에 의지하는 나약함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는 고집입니다.
본문의 아브라함이 바로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아브라함을 두려워했습니다. 아비멜렉 왕이 군대 장관을 데리고 와서 평화조약을 맺자고 했던 이유도 “하나님이 늘 너와 함께 있더라”였습니다. 사람들은 힘 있는 사람에게 가까이하고 싶어 하니, 헷 족속도 이참에 잘 보이려고 굴을 공짜로 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것을 끝까지 거절하고 은 사백 세겔 — 목사님이 찾아보니 은 4.4kg, 요즘 시가로 1,500만 원쯤 되는 —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정당한 값을 달아서 지불합니다. 롯을 구해 온 뒤 소돔 왕의 전리품을 거절했던 그 이유와 똑같습니다. “소돔 왕 덕에 부자 됐다”는 소리가 듣기 싫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목사님은 “조금 엉뚱한 얘기”라며 흐름을 꺼내십니다. 40년 차 당뇨병 환자로서 피가 끈끈해 잘 흐르지 않으면 미세혈관이 막히고 괴사한다는 것, 그래서 매일 소량의 아스피린을 먹는다는 것. 물도 흘러야 썩지 않고, 공기도 흘러야 하고, 돈도 잘 흘러야 경제가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흐름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높은 데서 낮은 데로, 강한 데서 약한 데로. 그런데 사람 사이에서는 이 흐름이 역행합니다.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약한 데서 강한 데로 흐릅니다. 헷 족속이 아브라함에게 굴을 공짜로 내놓은 것이 바로 그 역류입니다. 아브라함은 값을 치름으로 그 역류를 스스로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받은 힘은 도리어 아래로 흘려보내 복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하는 자리에서 “누구 라인이냐”는 말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줄을 잘 서면 빨리 간다는 말도. 오늘 말씀은 그 계산을 정면으로 막습니다. 덕은 하나님 덕만 보면 되고, 사람은 그냥 친구이니 사이좋게 지내면 된다는 것. 아부하지 말고, 끈부터 잡으려 쫓아다니지 말라는 것. 생각해 보면 그 계산이 무서운 이유는 성공 여부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을 바꿔놓기 때문입니다. 위로 굽은 허리는 반드시 아래를 향해 뻣뻣해집니다.
또 하나. 내게 어느 정도 힘이나 결정권이 생겼을 때가 진짜 시험입니다. 협력업체가, 후배가, 아쉬운 쪽이 알아서 내어주는 것들 — 그걸 “내가 가진 힘”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아브라함은 은 사백 세겔을 정확히 달았습니다. 더 내지도 않았습니다. 정당한 값을 정확히 치르는 것, 그게 역류를 끊는 방법입니다. 학기 초에는 선물하지 않고 학년 말에만 감사하던 그 원칙처럼, 언제 주고 언제 받지 않는가에 신앙이 드러납니다.
성경을 배우는 것은 예수 믿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삶의 식(式)을 배우는 것이라고 목사님은 맺으십니다. 세상의 흐름을 거꾸로 돌려서, 받은 힘을 나보다 가난하고 힘없고 덕 볼 것 없는 사람에게 흘려보내는 것. 소자를 대접하는 것이 복 받는 가장 중요한 길이라는 것. 오늘 하루, 위를 향해 흐르려는 내 마음의 방향을 한 번 돌려세워 봅니다.
오늘의 기도: 사람의 끈을 잡으려 하지 말고, 하나님 덕만 보고 아래로 흘려보내며 살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hisccm/live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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