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28 — 하갈을 찾아오신 하나님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28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16장 4~11절 — 임신한 하갈이 여주인 사래를 멸시하고, 사래의 학대를 견디지 못한 하갈은 광야로 도망칩니다. 그런데 그 광야 샘 곁에서 여호와의 사자가 하갈을 만납니다. 목사님은 태국 치앙마이에서 화요일 저녁에 녹화하며, 이 방송이 나갈 즈음이면 자신은 서울행 비행기 안에 있을 거라는 인사로 시작하십니다.

말씀의 흐름

먼저 배경 설명입니다. 그 시대에 여자에게 자식이 없다는 것은 큰 수치였습니다. 복 없는 여자, 하나님께 복 받지 못한 여자, 버림받은 여자라는 인식이 커서 사람들에게 따돌림당하기 일쑤였다는 것입니다. 그런 문화 속에서 임신한 하갈은 주인 사래를 멸시했고, 사래는 아브람에게 하소연했고, 아브람은 “당신 종이니 당신 소견에 좋은 대로 하라”며 손을 뗐습니다. 그래서 학대가 시작됐고, 하갈은 도망쳤습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입니다.

목사님이 붙드시는 대목은 그다음입니다. 광야의 샘 곁에서 하갈이 여호와의 사자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찾아오신 것입니다. 하갈이 부르짖어 하나님을 만난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하갈을 만나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여기서 잃어버린 양 한 마리의 비유를 떠올리십니다. 아흔아홉 마리를 두고 한 마리가 죽을까 봐, 잘못될까 봐 찾아 나선 목자처럼 하나님이 광야의 샘 곁으로 오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은 두 가지입니다. “네 여주인에게로 돌아가라”, “그 수하에 복종하라.” 목사님은 이것을 “네가 잘못했다”는 뜻으로 읽으십니다. 임신 좀 했다고 주인을 멸시한 것은 하갈의 잘못이었고, 그 고통의 원인이 하갈에게서 시작됐으니 돌아가서 회개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것을 배워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당하는 고통과 고난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부족함과 완전치 못함과 죄에서 온다는 것. 고난과 고통은 하나님의 창조물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고난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고난 속에 있는 우리를 찾아오시고 구원하시고 축복하시는 분이십니다. 물론 연단과 훈련을 위한 고난은 있을 수 있지만, 죄로 말미암은 고난과는 다른 것이라고 구분해 주십니다.

목사님 자신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암에 걸렸을 때 “왜 하나님, 나에게 암을 주셨어요?”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나님의 대답을 듣기 전에 스스로 깨달으셨답니다. “넌 왜 안 돼?” 이 죄악 된 세상, 모든 게 혼돈된 세상에서 나타난 현상인데 나도 걸릴 수 있는 것이지 — 하나님이 나에게 암을 주셨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니 견디기도 이겨나가기도 훨씬 쉬웠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오늘 가장 큰 은혜는 하갈을 축복하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꾸짖고 책망만 하신 게 아니라 축복하셨는데, 놀랍게도 그 축복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네 씨를 크게 번성하게 하리라.” 그리고 아들의 이름까지 지어 주십니다 — 이스마엘, 그 뜻은 ‘하나님이 들으심’입니다. 내가 너의 고통을 들었다, 네 울음을 들었다, 절망하고 신음하는 소리를 내가 들었다. 하갈은 그 하나님을 “나를 살피시고 살리시는 하나님”으로 부르고, 그 우물 이름을 브엘라해로이라 지었습니다. 멀리 있는 객관적인 하나님이 아니라 ‘나의 하나님’이 된 것입니다.

목사님은 이렇게 고백하십니다. “저는 아브라함을 축복하신 하나님도 좋지만, 하갈을 축복하신 하나님이 더 좋습니다.” 하나님께 아브라함과 하갈은 동등하셨습니다. 예수님도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 의원이 쓸데 있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지는 막내 아드님 이야기가 이 설교의 심장입니다. 아토피가 심해 집중이 어려웠던 막내는 수능 성적이 좋지 않자 집에 못 들어오고 메일을 보냈답니다. “아빠, 제가 부끄러우시지요?” 아버지의 답장은 이랬습니다. “공부를 잘하면 내 새끼고 못하면 남의 새끼냐? 자식이 성적 좀 떨어졌다고 부끄러워하는 아비가 부끄러운 놈이지. 아빠는 너 안 부끄러워.” 진심이었다고, 지금도 그 말 참 잘했다고 하십니다.

내게 남은 것

일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하나님이 왜 나한테 이러시나”입니다. 오늘 말씀은 그 방향을 바로잡아 줍니다. 대부분의 고통은 내 부족함과 내 판단 착오에서 시작됩니다. 그걸 인정하는 게 억울한 일 같지만, 사실은 훨씬 견디기 쉬운 자리입니다. 원인이 내게 있으면 돌아갈 길도 내게 있으니까요. 하나님을 원망하느라 쓰던 힘을, 돌아가서 수습하는 데 쓸 수 있게 됩니다.

더 크게 남는 것은 순서입니다. 하갈이 하나님을 찾은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하갈을 찾아오셨습니다. 실수한 다음, 성과가 나쁜 다음, 도망친 다음에 찾아오셨습니다. 사탄은 “너 같은 걸 하나님이 사랑하시겠냐, 네가 아브라함이냐”고 꼬드기지만, 하나님께는 아브라함과 하갈이 동등했습니다. 성적표가 나쁜 날에도 나는 여전히 그분의 자식입니다. 지적하시되 버리지 않으시고, 돌아가라 하시되 축복까지 얹어 주시는 분.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을 성과로 나누고 있지 않은가. “공부 잘하면 내 새끼, 못하면 남의 새끼”라는 잣대를 팀에 들이대고 있지 않은가. 넘어진 사람을 먼저 찾아가는 쪽이 하나님을 닮은 쪽이라는 것 — 오늘은 그 한 줄만 붙잡아도 되겠습니다.

오늘의 기도: 도망친 자리에서도 나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믿게 하시고, 나도 넘어진 이를 먼저 찾아가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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