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72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32장 22~28절 — 얍복 나루에서 홀로 남은 야곱이 어떤 사람과 날이 새도록 씨름합니다. 허벅지 관절이 어긋나고도 야곱은 말합니다.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말씀의 흐름
형 에서가 군사 400명을 이끌고 마주 나온다는 소식에 야곱은 큰 불안에 빠집니다.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하나님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내가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는데 하나님이 약속대로 두 떼나 이루게 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지켜주시고 축복하신 은혜를 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도 형 에서에게서 건져주십시오.” 목사님은 하나님이 이 기도를 무척 기뻐하셨을 거라고 하십니다.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지난 은혜를 기억하고 하나님께 문제 해결을 구했다는 것 — 그것이 하나님의 기쁨이었을 것이라고요.
그런데 야곱의 믿음은 거기까지였습니다. 기도하고도 불안했습니다. 완전히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플랜 B를 세웁니다. 자기 꾀와 뇌물로 하나님을 ‘보강’하려 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혹시 도와주지 않으시면, 하나님의 힘이 혹시 부족하시면 이런 방법도 써야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뇌물의 규모는 어마어마했고, 예물을 세 떼로 나누고 자기는 맨 뒤에 서는 전략까지 짰습니다. 그러나 결국 한계에 부딪힙니다. 에서가 이 예물을 받아줄지, 용서해 줄지 아무것도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불안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옵니다. 얍복 나루의 씨름은 곧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목사님은 솔직하게 말씀하십니다. “저 같았으면 안 받아줬을 겁니다.” 기도해 놓고 혹시나 해서 딴 신에게 가듯 돈과 꾀를 찾아갔다가 돌아온 사람을 누가 반기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받아주셨습니다. 씨름을 하셨다는 사실 자체가 받아주셨다는 뜻입니다. 안 받아주실 마음이었다면 “난 너하고 씨름 안 해, 네 돈으로 네 꾀로 해결해” 하셨을 겁니다. 돌아온 탕자를 받으시듯, 하나님은 우리가 돌아오면 다시 받아주시고 용납하시는 분이십니다.
다만 하나님은 그 씨름을 쉽게 끝내주지 않으셨습니다. 축복하기로, 져주기로 이미 작정하신 씨름인데도 밤이 맞도록 하셨고, 나중에는 환도뼈까지 꺾으셨습니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서 있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씨름을 합니까. 왜 그러셨을까. 목사님이 꺼내신 답은 “이지 컴, 이지 고”였습니다. 쉽게 받은 것은 쉽게 잃어버립니다. 응답하실 마음이 있으셔도 구하고 찾고 두드리고 매달리는 간절함이 있어야, 그 축복이 온전히 야곱의 축복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조로 드신 것이 홍해입니다. 홍해 앞에서 백성들은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모세만 기도했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바다를 건넜고, 그 능력과 기사를 눈으로 목도하고 춤추며 찬송했습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마라의 쓴 물 앞에서 금방 원망합니다. 만일 그들이 홍해 앞에서 직접 매달려 간절히 기도해 그 기적을 얻었더라면, 마라에서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홍해를 건너게 하신 하나님인데, 이까짓 쓴 물 때문에 죽겠느냐.” 쉽게 얻은 축복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는 말씀이 참 좋고 건강하다고 하십니다. 가서 그냥 줍는 것이 아니라 간절히 구하는 것이고, 두드리라는 말은 문이 닫혀 있다는 뜻입니다. 두드려도 잘 안 열립니다. 그래도 열어 주실 것을 믿고 계속 두드리는 것입니다. 귀신 들린 딸을 고쳐 달라던 이방 여인에게 예수님이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에게 줌이 마땅치 않다”는, 예수님답지 않은 말씀을 하셨을 때에도 그 여인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개도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지 않습니까.” 그때 예수님은 “네 믿음이 크도다” 하셨습니다. 아이와 씨름해서 이기는 미련한 부모가 없듯 하나님도 우리에게 지시기를 좋아하시지만, 쉽게 져주시지는 않습니다. 골탕 먹이시려는 것도, 배반한 것에 대한 화풀이도 아닙니다. 잊히지 않는 돌에 새겨지는 은혜로 주시려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갈라디아서 6장 9절로 맺으십니다.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기도하는 것도 우리의 선이니, 기도에도 이 말씀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내게 남은 것
찔린 대목은 야곱의 플랜 B였습니다. 기도는 했습니다. 그런데 기도하고도 불안해서, 하나님이 혹시 부족하실까 봐 뒷주머니에 꾀와 돈을 챙겨두는 것 — 이게 일하는 내 모습과 너무 닮았습니다. 기도해 놓고 사람 줄을 대고, 맡겨놓고 계산기를 두드립니다. 무서운 것은 그 플랜 B가 불안을 조금도 없애주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야곱의 어마어마한 예물도 “에서가 받아줄까?”라는 질문 앞에서는 아무 힘이 없었습니다. 보험을 여러 개 들수록 마음은 더 시끄러워집니다.
또 하나는 응답이 늦는 시간을 해석하는 법입니다. 지금 붙들고 있는 기도 제목이 몇 달째 문 앞에서 멈춰 있는데, 오늘 말씀은 그 닫힌 문이 거절의 증거가 아니라 두드리라는 명령이 성립하는 조건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이미 져주기로 작정하고도 밤새 씨름하십니다. 환도뼈가 부러지는 시간까지 허락하십니다. 그것은 애먹이시는 게 아니라, 쉽게 받아 쉽게 잃어버릴 은혜가 아니라 평생 기억하는 은혜로 주시려는 배려였습니다.
그러니 오늘 할 일은 분명합니다. 플랜 B를 접는 것, 그리고 낙심하지 않는 것. 기도하는 것이 나의 선이라면, 그 선을 행하다 피곤해서 손을 놓지만 않으면 때가 이르러 거둡니다.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사람에게 주어진 이름이 이스라엘이었습니다. 이기는 방법은 힘이 아니라 끝까지 붙들고 놓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기도: 문이 닫혀 있어도 플랜 B 대신 주님만 붙들고 끝까지 두드리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hisccm/live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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