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67 — 야곱이 복 받은 네 가지 이유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67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31장 38~40절 — 라반의 집에서 보낸 이십 년을 야곱이 스스로 요약하는 대목입니다. “낮에는 더위와 밤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냈나이다.” 우리가 아는 ‘약삭빠른 야곱’과는 사뭇 다른 얼굴입니다.

말씀의 흐름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지낸 이십 년은 결코 순탄한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라반은 전형적인 세상 사람이었습니다. 인색하고 야박하고, 약속한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꿀 만큼 신의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야곱은 그 집에서 큰 부자가 되었고 형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갈 때 세 떼를 이루었고, 형 에서에게 바친 선물—목사님 표현으로는 “선물이라기보다 뇌물”—의 규모만 봐도 그의 부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목사님이 던지시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야곱은 왜 이렇게 큰 축복을 받았을까?

첫째는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갈망입니다. 팥죽 사건을 보십시오. 배가 고픈 것은 야곱이나 에서나 똑같았습니다. 팥죽을 먹고 싶은 마음도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에서는 장자권보다 팥죽을 먼저 소중히 여겼고, 야곱은 배고픔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장자의 명분을 더 귀히 여겼습니다. 목사님은 이 차이가 결정적이라고 하십니다. 사람은 배고프고 다급해지면 눈에 보이는 세상의 꾀와 욕심을 따라갑니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요.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데는 장자권보다 팥죽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입니다. 그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먼저 택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 야곱에게는 그 마음이 있었습니다. 얍복강 나루터에서도 그랬습니다. 환도뼈가 꺾여도 놓지 않았습니다. 목뼈를 부러뜨려도 못 놓겠다는 그 갈망이 그를 이스라엘로 만들었습니다.

둘째는 정직함입니다. 이십 년 동안 외삼촌의 양 떼 가운데 숫양 한 마리 잡아먹지 않았다고 야곱은 말합니다. 그 많은 양 중에 한 마리쯤이야 싶지만, 정당한 자기 것 외에는 손대지 않는 태도가 축복의 통로였습니다. 하나님이 바른 길로 주신 것만 먹는다, 하나님의 식이 아닌 것은 욕심내지 않는다, 남의 것 탐내지 않는다. 목사님은 청년들에게 이렇게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일한 것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는 것을 횡재로 여기지 말고 부끄러운 일로 여겨라. 월급보다 일을 더 열심히 해서 회사와 사장을 수지맞게 해 줘라. 그런 자존심을 갖고 살자. 회사 덕 보지 말고 하나님 덕 보고 살자, 세상 덕 보지 말고 하나님 덕만 보고 살자.

셋째는 성실함입니다. 품삯을 열 번이나 바꾸는 라반에게도 야곱은 성실했습니다. 낮의 더위와 밤의 추위를 무릅쓰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냈다는 고백이 그것입니다. 목사님은 여기서 균형을 잡아 주십니다. 성실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삶이 형통해지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성실에는 한계와 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성실한 사람이 복을 받는 까닭은, 하나님이 성실한 손이 수고한 사람에게 복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열심히 하고 교회 생활은 열심인데 자기 일은 게으르고 대충대충 꾀부리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복이 임하겠느냐고 목사님은 물으십니다. 믿음과 성실함은 붙어 있어야지, 떨어지면 둘 다 힘을 잃습니다.

넷째는 책임감입니다. 물려 찢긴 것을 자기 양으로 채워 주었고, 도둑맞은 것도 다 갚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굳이 “낮에 도둑을 맞았든지 밤에 도둑을 맞았든지”라고 낮과 밤을 나누어 말합니다. 낮의 도난은 근무 중 소홀함이니 자기 책임이지만, 밤은 그도 잠을 자야 하는 시간입니다. 회사라면 “그건 네 책임 아니야, 손실 처리하자” 할 일을 야곱은 자기 책임으로 떠안았습니다. 목사님은 여기서 뼈아픈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예수 믿지 않는 어느 사장에게 “그래도 교회 다니는 사람이 낫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교회 열심히 다니는 사람이 회사 근무 시간에 교회 일을 하더라는 겁니다. 그 후로 청년들에게 이렇게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근무 시간에 교회 일 할 만큼 교회 일 하지 말아라, 그건 도적질이다.

내게 남은 것

축복을 갈망하는 마음과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 이 둘이 겹쳐 있던 사람이 야곱이었다는 것. 오늘 저에게 남은 건 이 ‘겹침’입니다. 저는 기도와 일을 자꾸 서랍 두 개에 나눠 넣습니다. 기도하는 시간에는 경건하고, 일하는 자리에서는 세상 방식을 슬쩍 허용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두 서랍을 따로 보지 않으신다는 것. 하나님 앞에서의 나와 책상 앞에서의 나가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특히 “일한 것보다 월급을 더 받는 것을 횡재가 아니라 부끄러움으로 여기라”는 말씀이 오래 남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반대로 계산합니다. 덜 주고 더 받는 쪽이 이익이라고요. 그런데 그건 결국 회사 덕이지 하나님 덕이 아닙니다. 내 손이 수고한 것, 하나님이 바른 길로 주신 것만 먹겠다고 정하면 계산은 단순해집니다. 그리고 그 단순함 위에 하나님이 복을 얹으신다는 것이 야곱의 이십 년입니다.

마지막 설렁탕집 집사님 이야기가 오늘의 결론 같았습니다. 손님을 예수님으로 여기고 최고의 재료만 쓰던 그분이, 어느 날 밀도가 낮아 열 시간을 끓여도 누런 국물이 나오는 뼈를 받자 가게 문에 이렇게 써 붙였다고 합니다. “오늘은 재료가 나빠서 장사 못합니다.” 팔 수는 있었을 겁니다. 손님도 몰랐을 겁니다. 그런데 그분은 문을 닫았습니다. 제 일에도 그런 날이 옵니다. 어차피 티 안 나는 날, 그냥 내보내도 되는 날. 그날 문을 닫을 수 있는 사람이 복 받을 만한 사람이겠구나 싶습니다.

오늘의 기도: 기도의 자리와 일의 자리에서 같은 사람이게 하시고, 세상 덕이 아닌 하나님 덕으로 살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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