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65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30장 40~43절 — 야곱이 양 떼를 구분해 자기 것과 라반의 것을 따로 두고, 그 결과 “약한 것은 라반의 것이 되고 튼튼한 것은 야곱의 것이 된지라. 이에 그 사람이 매우 번창하여 양 떼와 노비와 낙타와 나귀가 많았더라.” 목사님은 집회 중이라 늘 하던 자리가 아닌 호텔 숙소에서, 조명도 화면도 조금 어색한 채로 말씀을 전하십니다.
말씀의 흐름
시작은 1978년입니다. 신대원을 졸업하고 전임 전도사가 되었을 때 교회가 책정해 준 봉급이 한 달 7만 원이었습니다. 그때 버스 안내양 봉급이 10만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대학 4년에 신대원 3년을 더 했는데 안내양보다 적은 봉급이라니, 솔직히 섭섭했고 그 섭섭함 때문에 일할 의욕이 나지 않았다고 고백하십니다. 그런데 거기서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7만 원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아껴 쓰면 살 수 있고, 애초에 그 월급을 바라보고 신학을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대우를 바랐다면 신학이 아니라 장사를 하거나 다른 전공을 택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붙든 원칙이 “일과 삯을 분리하자”였습니다. 일은 소명감으로 하고 월급과 연관 짓지 말자, 하나님이 꼭 필요한 만큼은 주시지 않겠나. 쉽지 않았지만 삯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다 보니 섭섭한 마음이 풀리고, 일이 재밌어지고, 재밌어지니 더 잘하게 되고, 잘하게 되니 도리어 경제적인 일까지 더 잘 풀리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반대의 경우도 상상하십니다. 그때 월급 때문에 낙심해서 일을 적당히 했다면 평판이 나빠지고, 일이 안 되고, 결국 경제적으로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 길로 갔을 것이라고요. 돈을 따라 살면 돈이 따라오지 않고, 일과 소명을 따라 살면 그 모든 것이 더하여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목사님은 세상의 상식과 성경을 정면으로 맞세우십니다. 세상은 악착같아야 한다고, 사람 좋기만 하면 자기 몫도 못 챙긴다고, 온유한 자는 땅을 빼앗긴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산상보훈은 반대로 말합니다. 온유한 자가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고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이 모든 것이 더하여진다는 말씀과도 이어집니다. 평소 좋아하신다는 시편 128편도 인용하십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 도에 행하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복 되고 형통하리로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은 영적인 복, 구원의 복만이 아니라 손이 수고한 대로 먹는 복까지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라반과 야곱을 봅니다. 라반은 전형적인 세상 사람입니다. 줄 것을 주지 않고, 꾀부리고, 욕심부리고, 돈을 목적으로 삼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야곱만 못했습니다. 야곱은 양 떼도 노비도 많고 부요하고 형통했는데, 라반은 약하고 병든 것을 얻었습니다. 목사님은 얼룩무늬 가지 이야기에 굳이 의미를 붙이지는 않으십니다. 핵심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은 형통했고, 세상 식으로 요령 부린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는 대조입니다.
그리고 왜 하나님의 식대로 사는 사람이 형통해지는지를 은사로 풀어내십니다. 형통함과 달란트와 축복은 “너 복 받고 잘 살아라” 하고 던져주는 상금이 아니라 쓰라고 주는 은사라는 것입니다. 은사는 잘 쓰는 자에게 맡기고, 성실한 사람에게 더 맡기고, 정직한 자에게 더 주십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뜻대로 살면 점점 더 형통해지는 구조가 됩니다. 살아 있는 증거도 두 가지 들려주십니다. 세금을 정직하게 다 냈던 어느 장로님은 코로나 때 남들보다 곱절 이상 보상을 받았습니다. 낸 세금 비율대로 보상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또 동안교회 시절의 장로님 댁에 심방을 갔더니 세무서장 표창패가 걸려 있었고, “받을 상이 없어서 세무서장 패를 받아오냐”고 친구들이 놀린다며 웃으셨다고 합니다. 목사님은 그 장로님이 자랑스러웠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살면 바보 같아 보여도 크레딧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은 믿을 만하다, 저 사람과 사업하면 속지 않는다 — 그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복입니다.
내게 남은 것
가장 찔린 건 “교회에서는 하나님 식, 세상에서는 세상 식”이라는 이중생활 지적이었습니다. 저도 예배당 안에서는 정직을 말하면서, 일터에서는 “여기선 이렇게 안 하면 못 산다”는 말에 슬쩍 동의해 왔습니다. 그런데 세상의 주인도 하나님이시라는 말 앞에서는 그 변명이 서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배우는 법과 식이 신앙생활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장사와 직장 생활과 사회생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말씀, 그래서 날기새로 성경을 배우는 일이 곧 일을 배우는 일이라는 말씀이 오래 남습니다.
‘일과 삯의 분리’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무 원칙이기도 합니다. 대우가 섭섭할 때 우리는 일의 질을 낮춰서 항의합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계산은 냉정합니다. 그러면 평판이 깎이고, 일이 줄고, 결국 삯도 더 줄어듭니다. 손해 보는 쪽이 나입니다. 반대로 삯과 무관하게 최선을 다하면 일이 재밌어지고, 잘하게 되고, 크레딧이 쌓입니다. 정직은 착한 사람의 취미가 아니라 가장 오래가는 자산인 셈입니다.
그리고 은사라는 해석이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복은 잘 살라고 주는 용돈이 아니라 쓰라고 맡기는 것이니, 지금 내게 맡겨진 만큼을 성실하게 쓰는 것이 다음을 맡을 준비가 됩니다. 좁은 길이고 힘든 길인데, 의심하지 않고 걷는 것. 라반처럼 살지 않는 것. 내 안에 있는 라반의 마음에 속지 않는 것.
오늘의 기도: 세상에서도 하나님의 식과 법으로 일하게 하시고, 제 안의 라반에게 속지 않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live/qUnV1Q3frB4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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