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64 — 직원 월급 주려고 사업한다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64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30장 25~28절 — 라헬이 요셉을 낳은 후, 야곱은 외삼촌 라반에게 “나를 보내어 내 고향 나의 땅으로 가게 하시되 내가 외삼촌에게서 일하고 얻은 처자를 내게 주시어 나로 가게 하소서”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라반이 붙잡습니다.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것을 내가 아노라… 네 품삯을 정하라. 내가 그것을 주리라.”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먼저 라반의 사람됨을 짚으십니다. 야곱은 형 에서를 피해 외삼촌 집에서 양떼를 치며 살았고, 레아와 라헬과 결혼은 했지만 정당한 품삯은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요. 그런데 야곱이 “이제 떠나겠다”고 말을 꺼내니, 그때서야 라반이 붙잡으며 품삯 얘기를 꺼냅니다. 말만 안 하면 품삯도 제대로 주지 않고 일만 시켜서 자기 부를 쌓으려는 — 지극히 평범한 세상 사람의 모습이 거기 있습니다.

이어서 동안교회 담임 시절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업하시는 집사님 한 분이 목사님 방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목사님, 헛장사했어요. 세금 내고 직원들 월급 줬더니 한 푼도 안 남았어요” 하셨답니다. 목사님은 되물으셨습니다. 세금은 내셨나요? 직원들 월급은 다 주셨나요? 다 주셨다는 대답에 이렇게 말하셨다고 합니다. “헛장사 아니네요. 큰일 하셨네요.” 은행 금리가 연 10%쯤 되던 시절이었으니 사업 정리해서 이자만 받아도 평생 골프 치며 살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왜 사업하냐”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 보라고 권하셨습니다. “돈 벌어서 세금 내려고 그런다. 직원들 월급 주려고 사업한다. 나 혼자 먹고사는 건 이 일 안 해도 되는데, 힘들지만 이 일을 하니까 우리 직원들 월급 줄 수 있잖아.” 그 말에 집사님 얼굴빛이 달라졌고, “제가 큰일 하고 있네요” 하며 웃었다고요.

물론 사업은 돈을 버는 게 목적입니다. 당연합니다. 그러나 예수 믿는 사람이 사업을 한다면 더 큰 목적은 직원들 월급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목사님은 말씀하십니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는 말씀을 말로만 듣지 않고 삶에 실천하면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직원들 월급 깎아서 치부하려는 일은 세상의 복이 되라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는 행위라고요.

청년들에게는 다르게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회사가 너희 덕 보게 하거라. 사장이 너희 덕 보게 하거라. 월급 받는 것보다 일을 좀 더 해 주거라.” 약삭빠른 사람은 월급 받은 것보다 일을 적게 해서 회사가 손해 보게 하는데, 그건 예수 믿는 사람다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오늘 본문의 야곱의 모습입니다. 야곱 때문에 라반이 복을 받았고, 라반 자신이 그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떠나겠다는 야곱을 붙잡았습니다.

여기서 마태복음 20장 포도원 주인의 비유로 넘어갑니다. 새벽에 나가 한 데나리온 약속하고 일꾼을 들이고, 9시, 12시, 오후 3시, 마지막엔 오후 5시에도 나가 사람을 들였습니다. 한 시간 일한 사람에게도 한 데나리온을 주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불공정한 일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주인은 일꾼을 고용해 돈 벌려고 포도원을 경영한 사람이 아니라 일꾼에게 품삯 주고 싶어서 포도원을 경영한 사람 같아 보였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남을까 봐 새벽에도, 9시에도, 5시에도 나갔고, 너도 한 데나리온 있어야 하루를 살지 않겠나 싶어서 그렇게 주었다는 해석입니다. 목사님은 사회적 기업 이야기도 덧붙이십니다. 일반 기업은 빵을 팔려고 고용하고, 사회적 기업은 고용하려고 빵을 판다는 구별에 크게 감동받으셨다고요. 빵 팔아 돈 버는 행위는 같은데 목적이 다릅니다. 일자리를 만들어 같이 먹고살자는 그 정신이 예수 믿는 사람의 정신입니다.

승자 독식과 약육강식을 정당화하며 사는 우리에게 목사님은 이렇게 물으십니다. 독식해도 먹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다 못 먹고, 못 먹으면 밟아 버리고 썩혀 버리지 않느냐고. 잘 남겨 두고 잘 나누면 나중에 온 사람도 먹을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 승자가 되려는 이유는 나중 온 사람에게도 먹을 것을 남겨 주기 위해서, 강한 자가 되려는 이유는 약자를 보살피고 섬기기 위해서, 땅을 정복하는 목적은 약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살게 해 주기 위해서 — 그렇게 뒤집으십니다. 야곱이 처음 라반의 집에 갔을 때, 먼저 온 목자들이 우물 뚜껑을 열지 않고 마지막 목자가 양떼를 끌고 올 때까지 기다리던 그 장면도 다시 불러오십니다.

마지막으로 82년 영락교회 부목사 시절, 안산에서 컴프레서 만드는 회사 사장 집사님 이야기를 하십니다. 40년도 더 전인데 공장이 호텔 같았고 화장실이 호텔 화장실처럼 깨끗했으며 보너스가 600%였다고요. 그 사장님의 사업 목적 중 하나는 “우리 직원들 중에 자기 집 없는 사람 없게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평수 아파트가 천 몇백만 원 하던 시절, 전월세 보증금 빼서 계약금을 내고 나머지는 회사가 대출해 주고, 보너스 600% 중 200%만 받고 400%로 빚을 갚아가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원 거의 대부분이 자기 집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마태복음 20장을 읽으며 “저분이 포도원 주인과 같은 마음으로 사업하시는 분이구나” 깨달았다고 하십니다.

내게 남은 것

목사님은 성경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을 아는 것보다 그 깨달음과 원리를 실제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며 살 것인가라고 하셨습니다.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심는 것이고, 삶에 심어 보고 적용해 보고 열매를 맺어 보는 것이라고요. 그러니 오늘 말씀은 “라반처럼 살지 말자”는 결심 한 줄로 끝날 수 없습니다.

내가 사람을 쓰는 자리에 있다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상대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면 넘어가려 하는 대가가 없는지. 라반은 야곱이 떠난다고 말하기 전까지 품삯 얘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요구받아서 주는 것과 먼저 챙겨서 주는 것 사이에, 라반과 포도원 주인의 거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월급을 받는 자리라면 방향이 반대입니다. 월급만큼만 일해도 되고 약삭빠르면 그보다 적게 해도 되지만, “회사가 내 덕 보게 하거라”는 그 말은 손해가 아니라 긍지의 문제였습니다. 사장 덕 보려고 계산하는 사람보다, 나 때문에 이 조직이 복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훨씬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헛장사 아니네요, 큰일 하셨네요”라는 그 한 문장이 오래 남습니다. 세금 내고 직원 월급 주고 남은 게 없는 해를 실패라고 부르는 계산법이 세상의 계산법이라면, 하나님의 계산법은 다릅니다. 남긴 것으로 세지 않고 먹인 사람 수로 셉니다. 오늘 내 일이 몇 사람을 먹이고 있는지, 그 숫자를 한 번 헤아려 보는 아침입니다.

오늘의 기도: 남기는 계산보다 먹이는 계산을 먼저 하게 하시고, 요구받기 전에 먼저 주는 사람 되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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