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60 — 루스가 벧엘이 되는 자리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60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28장 18~22절 — 야곱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 합니다. 성경은 친절하게 한 줄을 덧붙입니다. “이 성의 옛 이름은 루스더라.”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주일학교에서 제일 먼저 배운 찬송으로 시작하십니다. “예수 사랑하심을 성경에서 배웠네.” 그중에서도 3절 가사를 제일 좋아하신다고 하십니다. “내가 연약할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 높은 보좌 위에서 낮은 나를 보시네.” 우리는 연약하면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깔보이기 쉽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정반대이십니다. 우리가 연약할 때 오히려 더 귀히 여기십니다. 이유는 단 하나,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예수 사랑하심의 가장 중요한 증거라고 하십니다.

야곱이 바로 그 연약한 자리에 있었습니다.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가던 길, 들판에서 해가 졌고 홀로 노숙하게 됩니다. 아무도 없었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베개 하나 할 것이 없어서 돌을 베고 잠이 들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막막하고 가장 낮은 자리, 절망하고 낙심하고 비관하고 포기해도 이상하지 않을 자리였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 하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네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을 지은 창조주가 너와 함께 있다 — 그리고 구원과 회복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야곱은 그것을 깨달았습니다. “아, 하나님이 여기도 계시는구나.” 그래서 루스가 벧엘이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묻습니다. 야곱의 어려움이 그때뿐이었겠느냐고요. 라반의 집에서 속기도 하고 고생도 하고 말할 수 없이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승리한 힘이 어디서 왔겠느냐고요. 하나님을 만난 그 자리, 벧엘의 기억이었습니다. 그래서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이 그렇게 귀합니다.

여기서 목사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폐암으로 항암을 하실 때, 돈은 아무 소용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고, 인간의 어떤 힘으로도 그 고난과 절망은 이겨낼 수 없었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 바닥에서 하나님의 단을 쌓으셨습니다. “날기새가 제게는 벧엘이었습니다.” 아무도 볼 수 없고 아무것도 힘이 되지 않던 그때가 목사님의 루스 땅이었고, 아침마다 성경을 펴고 하나님 앞에 단을 쌓은 것이 그 땅을 벧엘로 바꾸었다는 고백입니다.

가장 밑바닥은 재발을 의심하던 날이었다고 하십니다. 수술 후 첫 CT에 수술 자리에 동그란 것이 보였고 의사의 얼굴이 어두워졌습니다. 재촬영 결과를 들으러 가던 날, 불안하고 두렵고 우울했는데 마침 날기새를 녹화하며 부른 찬송이 “어디를 가든지 겁낼 것 없네, 어디든지 예수 나를 이끌면” 이었습니다. 예수님이 함께 계신다는 것을 하나님이 다시 확인시켜 주시자, 윤동주 시인의 표현처럼 매를 본 꿩이 도망하듯 불안과 우울과 낙심이 순식간에 달아나고 평안이 회복되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결론입니다. 고난 없이 인생을 살아낼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고난이 없어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이겨낸 사람이 승리합니다. 웬만한 고난은 돈으로, 세상의 지혜로, 사람의 도움으로 피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우리에게 늘 있습니다. 목사님은 앞으로 또 당할 것도 각오하지만 겁내지는 않는다고 하십니다. 믿음이 그것을 이겨낸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시기 때문입니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깨닫게 되었나이다.” 그래서 요즘은 엉뚱하게도 “암도 은사인가 보다” 하신답니다. 암에 걸렸기 때문에 날기새를 시작할 수 있었고, 계획에도 없던 새로운 삶이 열렸으니까요. 다윗이 골리앗 앞에서 두렵지 않았던 이유도 하나였습니다. 너는 칼과 단창을 가지고 나오지만, 나는 만군의 주 여호와의 이름을 가지고 나간다.

내게 남은 것

일이 잘 안 풀릴 때 나는 대개 방법을 더 찾습니다. 사람을 더 만나고, 돈을 더 구하고, 정보를 더 뒤집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은 정말 바닥에서는 그것들이 다 소용없더라고 말합니다. 돌베개를 벨 정도의 자리에서 야곱을 일으킨 것은 새로운 전략이 아니라 “하나님이 여기도 계시는구나” 하는 깨달음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그날 하루가 아니라 라반의 집에서 보낸 긴 세월 전체를 버티게 했습니다.

인상 깊은 것은 야곱이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름을 바꿨다는 점입니다. 루스를 벗어나 좋은 곳으로 옮긴 게 아니라, 그 자리에 돌을 세우고 기름을 붓고 벧엘이라 불렀습니다. 지금 내가 힘들어하는 프로젝트, 관계, 자리도 도망쳐야 할 루스가 아니라 단을 쌓을 벧엘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목사님 말씀대로 “고난을 이용하라, 고난을 벧엘 되게 하라”는 것 —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대신 그 상황 한복판에 하나님을 모시는 일입니다.

그리고 아주 실제적인 조언 하나. 아침에 일어나 불안해하며 유튜브를 붙들지 말고, 성경을 펴고 단을 쌓으라는 것. 목사님에게 날기새가 그 벧엘이었듯이, 내게도 하루의 첫 자리가 그래야겠습니다. 아무도 없어도 괜찮고, 아무것도 없어도 죽지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을 창조하신 분이 곁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기도: 도망치고 싶은 오늘 이 자리에 돌을 세우게 하시고, 나의 루스를 벧엘로 바꾸어 주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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