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59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28장 10~14절 — 형 에서를 피해 도망가던 야곱이 해가 져서 노숙하게 된 밤, 돌을 베개 삼아 잠든 그 자리에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약속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잠에서 깬 야곱은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오늘 본문 강해를 자기 이야기로 시작하십니다. 2019년 5월, 폐암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난생처음 받는 수술이라 두려우셨답니다. 수술실에서 침대가 나오고, 거기 누워 아내에게 “다녀오겠다” 인사를 하고, 하나님께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 “하나님, 다녀오겠습니다” 했더니 마음에 이런 음성이 들렸다고 하십니다. “같이 갈 건데.”
그게 참 충격이었다고 하십니다. 아내는 “잘 다녀오세요, 기도할게요”라고 했습니다. 아내도 아이들도 못 들어가는 곳이니, 하나님도 밖에서 기다리실 줄 알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기다리는 분이 아니라 같이 들어가시는 분이었습니다. 그 한마디에 힘을 얻어, 첫 수술인데도 걱정 없이 평안한 마음으로 수술을 받으셨다고 하십니다.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2019년 폐암 수술, 2020년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 2021년 갑상선암 수술 — 지금 목소리가 이 모양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담담히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수술실로 들어가면서는 옛날 생각이 나서 이렇게 여쭈었답니다. “하나님, 같이 가실 거지요?” 대답은 “그럼 같이 가야지.” 그리고 수술대에 누웠는데, 세브란스 암병원은 복도 창문마다 성경 구절이 붙어 있고 심지어 천장에도 써 놓았더랍니다. 이사야 41장 10절, “Do not fear, I am with you.” 건강한 사람은 무심히 넘길 말씀이 암 환자에게는 탁 와서 박힙니다. 그리고 그 글이 눈이 아니라 귀로 들렸다고 하십니다. 그것도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가 아니라, “내가 같이 간다 그랬잖아.” 그 후로 어떤 상황에 처해도 마음속에 불안이 없었다고, 양심을 걸고 없었다고 하십니다. 불안이 없었기 때문에 치료도 잘 받은 것 같다고요.
그다음에 야곱입니다. 아무도 없는 산중, 돌베개, 도망자의 밤. 얼마나 두렵고 떨렸겠느냐고 물으십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이 나타나 “내가 너를 지키며 너를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약속하셨고, 야곱은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여기도 계시는구나.” 목사님은 이것이 신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체험이고 깨달음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다른 이름이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입니다. 왜 하늘 보좌를 버리고 사람의 몸을 입고 오셨습니까? 우리와 함께 계시려고, 우리를 지키시려고.
그럼 하나님은 왜 우리를 지키실까요. 목사님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 대목에서 막내 정렬이를 잃어버렸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형 따라 슈퍼에 갔다가 길을 잃었고, 차를 몰고 나가다 부슬비 오는 남의 집 처마 밑에 막대사탕 물고 서 있는 아이를 금방 찾았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은 몇십 분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날부터 아내가 오랫동안 악몽을 꿨습니다. 흔들어 깨워 물으면 “정렬이 잃어버리는 꿈 꿨다”고요. 1년을 그랬답니다. 새벽기도 자명종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자명종 두 개가 울어도 못 듣는 아내가, 아이 우는 소리에는 울자마자 깬다는 것. 그때 아셨답니다. 교회는 아무래도 목사가 더 사랑하고, 자식은 아무래도 엄마가 더 사랑하는구나. 부모의 가장 큰 아픔은 자식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이 우리를 지키시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하십니다. “너 잃어버리고 난 못 산다. 나는 너를 지키는 자야.” 낮의 해도, 밤의 달도 상치 못하도록 지키시는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목사님은 늘 인용하시는 찬송을 부르십니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세상이 아무리 풍랑이 일어도 내 영혼이 평안한 이유는 하나, 내 주 예수가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을 이렇게 매듭지으십니다. 그때는 야곱에게 하신 말씀이지만, 오늘 날기새를 듣는 이 순간에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라고요.
내게 남은 것
일하다 보면 아무도 대신 들어가 줄 수 없는 문 앞에 설 때가 있습니다. 면접장, 수술실, 최종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하는 회의실. 응원하는 사람은 밖에 있고, 문은 나 혼자 밀고 들어가야 합니다. 오늘 말씀은 그 지점을 정확히 건드립니다. 하나님은 문 밖에서 기다리시는 분이 아니라 “같이 갈 건데” 하시는 분이라는 것. 기도는 “잘 되게 해 주세요”보다 먼저 “같이 가실 거지요”일 수 있다는 것.
야곱의 돌베개가 실감 나는 건, 그가 그때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성과도 없고 사람도 없고 돌아갈 데도 없는 밤. 그런데 하나님이 주신 말씀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동행과 회복의 약속이었습니다. “내가 너를 지키며, 반드시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상황이 즉시 바뀌지 않아도 함께 계심을 아는 것만으로 불안이 사라진다는 것 — 목사님이 세 번의 암을 지나며 “양심을 걸고 불안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거기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오래 남는 것은 자명종 이야기입니다. 아내는 자명종 두 개 소리는 못 들어도 아이 울음소리에는 즉시 깼습니다. 사랑하는 것에는 귀가 열려 있습니다. 하나님이 내 소리에 그렇게 깨어 계신다면, 오늘 하루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나는 감시받는 게 아니라 지켜지는 중입니다.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 자리에서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를 고백하는 것, 그게 오늘 얻은 전부입니다.
오늘의 기도: 혼자 들어가야 하는 문 앞에서, “같이 갈 건데” 하시는 음성을 듣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live/wGQpgN3GCQI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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