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새 김동호 #2217 — 이익이 아니라 의로 선택하라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17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13장 8~13절 — 아브람이 조카 롯에게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하고 선택권을 넘깁니다. 롯은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바라보고, 물이 넉넉한 그 땅을 택해 동으로 옮겨 소돔까지 이릅니다. 그리고 본문은 마지막에 한 줄을 덧붙입니다. “소돔 사람은 여호와 앞에 악하며 큰 죄인이었더라.”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아버지 이야기로 시작하십니다. 학교 수위셨던 아버님의 한 달 월급은 그 시절 쌀 한 가마 반 정도, 요즘 시세로 치면 사오십만 원 남짓이었다고 하십니다. 그 돈으로 세 식구가 살면서도 부모님은 가난을 아들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고 쥐꼬리보다 작은 돈을 아껴 저축하셨고, 목사님이 중3 열다섯 살 때 마침내 집안 최초의 부동산인 조그만 집터를 사게 됩니다. 그런데 아버님은 세 군데 땅을 보고 오신 뒤, 그 최종 결정을 열다섯 살 아들에게 맡기셨습니다. “이제 열다섯이면 대장부다. 네가 나보다 공부도 더 많이 했다.” 아들이 고른 땅을 이유도 묻지 않고 계약하시고, 계약을 마친 다음에야 “왜 그 땅을 골랐느냐”고 물으셨다고 합니다. 전 재산이 걸린 결정을 아이에게 맡기신 그 일이,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준 평생의 교훈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것이 바둑 이야기입니다. 학교 다닐 때 어깨너머로 배운 실력이 10급 정도인데, 이상하게도 친구 바둑을 훈수 둘 때는 8급 수를 본다는 겁니다. 그러면 진짜 실력은 몇 급이냐? 못 보는 수를 볼 수는 없으니 8급이 실력인데, 내 바둑을 둘 때는 그 실력마저 다 못 씁니다. 이유는 하나, 욕심에 눈이 멀어서입니다. 승부욕이 생기면 볼 수 있는 수도 못 봐서 대마가 몰사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라는 산상보훈의 말씀을, 목사님은 ‘하나님의 수를 읽게 된다’로 풀어내십니다. 하나님의 수로 인생의 바둑을 두는 사람이 어떻게 패착을 두겠느냐는 것입니다.

그 눈으로 롯을 봅니다. 롯도 아무 생각 없이 고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나름의 기준이 있었습니다. 물이 넉넉하고 초장이 좋고, 도시가 가까워 생산물을 팔기에도 좋았습니다. 문제는 그 기준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익 하나뿐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 땅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인지, 하나님을 떠나 죄악이 관영한 도시인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어디가 더 유리한가, 어디서 더 벌 수 있는가만 따진 결과가 소돔이었고, 그 선택은 이익은커녕 본전도 못 찾고 멸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삼촌이 준 우선권을 놓치지 않으려던 그 영민함이 인생 최대의 패착이 된 것입니다.

여기서 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옛날 도둑들은 집을 털기 전에 개부터 죽였는데, 고깃덩어리에 쥐약을 넣어 던져 주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개를 기르는 사람은 주인이 주는 것만 먹도록 훈련을 시켰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짜고 고기에 쓴 약을 잔뜩 넣어 던져 주면, 덥석 받아먹은 개가 한번 크게 고생을 하고는 학습을 합니다. ‘주인이 아닌 사람이 주는 것은 아무리 고기라도 쓰구나.’ 그다음부터는 누가 줘도 먹지 않아 목숨을 보존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 점에서 개만도 못하다고 목사님은 아프게 지적하십니다. 목사, 장로로 평생 예수를 믿었어도 그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인지, 옳은지 의로운지 따지기 전에 “그거 얼마예요?”부터 묻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용하시는 것이 논어의 한 구절, 군자유어의 소인유어리(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입니다. 군자는 매사에 의로운 일인가 불의한 일인가를 따져서, 의로우면 손해가 나도 하고 불의하면 억만금이 생겨도 하지 않습니다. 소인의 기준은 이익입니다. 진리가 밥 먹여주냐, 정의가 밥 먹여주냐 하며 이익만 되면 불의도 눈감고 합니다. 그런 마음에 사로잡히면 잃어버리는 것이 바로 분별력이라고 하십니다. 자기는 유익할 거라 판단하고 결정하지만, 그 끝이 롯의 소돔인 것이지요. 결론은 성령으로 거듭나 가치관이 바뀌는 것 — 손해냐 이익이냐를 따지기 전에 하나님의 뜻인가 아닌가를 먼저 분별하는 눈이 열리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높은뜻숭의교회를 개척하며 세웠던 실천 목표, “하나님의 식과 법을 고집하는 교회“를 다시 꺼내며, 그렇게 고집할 때 하나님이 보시는 눈으로 인생을 보게 된다고 맺으십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하면서 내리는 결정의 90퍼센트는 결국 ‘어느 쪽이 나에게 유리한가’로 수렴합니다. 오늘 말씀이 무서운 지점은, 롯이 게을러서 망한 게 아니라 아주 열심히, 나름 합리적으로 계산해서 소돔을 골랐다는 데 있습니다. 물 넉넉하고 도시 가깝고 — 조건표만 놓고 보면 흠잡을 데 없는 선택입니다. 다만 그 표에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이 일이 옳은 일인가’라는 항목이 빠져 있었을 뿐입니다. 나의 의사결정 체크리스트에도 그 칸이 있는지 오늘 다시 봅니다.

바둑 예화가 오래 남습니다. 내 실력이 8급인데 내 바둑에서는 10급으로 두는 이유 — 욕심. 이해관계가 걸린 순간, 나는 평소의 나보다 두 급 낮은 판단을 합니다. 그러니 중요한 결정일수록 내 계산을 덜 믿고,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의 훈수를 듣고, 무엇보다 말씀 앞에 한 번 세워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욕심은 능력을 빼앗는 게 아니라 시야를 빼앗습니다.

주인이 주는 것만 먹도록 훈련된 개 이야기도 부끄럽게 남습니다. 좋아 보이는 제안, 빠른 기회가 던져질 때 “얼마예요”보다 “누가 주는 것인가”를 먼저 묻는 훈련. 그 훈련은 한 번에 되지 않고, 목사님 말씀처럼 매일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의 식과 법을 ‘고집’하면서 조금씩 몸에 붙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작은 결정 하나부터 그 순서를 바꿔 봅니다.

오늘의 기도: 유리함을 먼저 계산하는 제 눈을 씻어, 옳은 것을 먼저 보게 하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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