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의 새벽 QT 「날마다 기막힌 새벽」(날기새)을 듣고 남기는 묵상 노트입니다.
원 설교: 날마다 기막힌 새벽 #2220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오늘 본문: 창세기 14장 14~16절 — 조카 롯이 사로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아브람은 집에서 길리고 훈련된 자 삼백십팔 명을 거느리고 단까지 쫓아갑니다. 밤에 그들을 쳐부수고 다메섹 왼편 호바까지 쫓아가, 빼앗겼던 재물과 조카 롯과 그의 재물과 부녀와 친척을 다 찾아왔습니다.
말씀의 흐름
목사님은 이 장면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얘기지만 사실은 상식적으로 잘 맞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짚으십니다.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난 사람, 남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원주민들 사이에서 나그네로 사는 사람이 개인 사병을 318명이나 기를 만큼 강해졌다는 것. 게다가 소돔과 고모라를 패망시킨 승전국들과 싸워서 이기고 빼앗긴 것을 도로 찾아왔다는 것. 상식대로라면 떠난 사람은 죽임을 당하거나 모든 것을 빼앗기고 종노릇하다 쫄딱 망해야 맞는 스토리인데, 아브람은 정반대의 자리에 서 있습니다.
목사님은 그 답을 잠언 16장 3절에서 찾으십니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시리라.” 읽기는 쉽지만 살기는 어려운 말씀입니다. 그런데 아브람은 실제로 그렇게 산 사람이었습니다. 떠날 수 없는 땅인데 떠나라 하시니 떠나고, 들어갈 수 없는 땅인데 들어가라 하시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간 사람. 그 사람에게서 “네가 경영하는 모든 일을 이루리라” 하신 말씀이 당대에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몇 세대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된 일이 아니라, 그 사람 생애 안에서 가축과 은과 금이 풍성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설교의 심장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좁다는 것만 알지, 그것이 ‘길’이라는 사실은 잘 모릅니다. 반대로 넓은 길은 넓은 줄만 알지, 그게 사실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놓칩니다. 좁습니다 — 그런데 거기가 길입니다. 넓습니다 — 그런데 길이 아닙니다.
여기서 그 유명한 속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목사님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을 참 싫어하셨답니다. 비굴하게 느껴져서요. 그래서 자녀들과 교회 청년들에게는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서울 못 가도 좋으니 똑바로 가라.” 그게 당당하고 근사한 일이라고 믿으셨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그 말도 틀렸다는 것을 아셨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말 속에는 ‘똑바로 가면 서울은 못 간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똑바로 가면 막히고 망하고 가난해진다고 믿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겠다는 용기만을 믿음이라 여겼을 뿐, 그렇게 살면 하나님이 더하여 주신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똑바로 가야만 서울을 갈 수 있다. 모로 가서 간 서울은 서울이 아니다. 가짜 서울이고 신기루다.”
탈북민 공장과 장학재단 이야기가 이 대목을 아프게 붙듭니다. 목사님은 직원들에게 “탈북민들에게 정직을 요구하지 말고 무조건 믿어 줘라, 발등 찍혀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저들은 정직하면 굶고 죽는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니까요. 그러면서도 정직은 가르치셨습니다. “후진국일수록 정직하면 못 살지만, 선진국은 정직하지 못하면 가난해진다.” 신용카드가 그 증거입니다. 플라스틱 한 장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건 갚아줄 거라는 믿음, 곧 크레디트 때문입니다. 신용이 있으면 그 신용이 재산이고, 신용불량자가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은 구원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장사하고 회사 다니고 사회생활 하는 이 땅에서도 그대로 통하는 가치라는 것입니다.
담임목사 초기의 일화도 나옵니다. 인격적으로 훌륭하신 한 장로님이 조심스럽게 찾아와 “목사님 말씀은 맞지만 세상을 모르셔서 그럽니다, 그대로 살면 장사 못 합니다, 일 년에 몇 번만 그렇게 하시고 위로하는 설교를 해 주시지요” 하셨답니다. 목사님은 그다음 주일에 또 같은 설교를 하셨고, 그 고집을 지금도 버릴 마음이 없다고 하십니다. “나는 장사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식과 법으로 사업을 한다면 결국은 큰 성공을 하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빠지기 쉬운 이원론 — 하나님 나라는 하늘에만 있고 이 땅은 공중 권세 잡은 자의 세상이라는 생각 — 을 목사님은 정면으로 거부하십니다. 죽어서 가는 나라의 주인도 하나님이시고,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권자도 하나님이십니다.
내게 남은 것
일하다 보면 “그건 원칙이고, 현실은 다르다”는 말을 참 많이 듣습니다. 저도 그렇게 말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은 그 말의 뿌리를 캐냅니다. 나는 정말 하나님의 방식이 결과까지 책임지는 길이라고 믿는가, 아니면 손해를 감수하는 용기 정도로만 믿는가. “서울 못 가도 좋으니 똑바로 가라”는 말이 멋있게 들렸던 이유는, 사실 제 안에도 ‘똑바로 가면 못 간다’는 체념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목사님 말씀대로 그건 사탄에게 속고 있는 것입니다.
신용 이야기가 실무자에게 특히 정확합니다. 거래처와의 약속, 숫자를 부풀리지 않는 보고서, 안 되는 걸 된다고 하지 않는 정직 — 이건 손해 보는 선택이 아니라 가장 크게 축적되는 자산입니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선진국 사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은, 회사와 업계에서도 그대로입니다. 편법으로 도착한 자리는 신기루이고, 아무리 그럴듯해도 가짜 서울입니다.
그리고 아브람의 순서를 기억합니다. 그는 318명의 군대를 욕심낸 적이 없고 은과 금에 마음을 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떠나라 하시니 떠났고 들어가라 하시니 들어갔을 뿐인데, 하나님이 더하여 주셨습니다. 먼저 구할 것을 먼저 구하는 것 — 오늘 하루도 그 순서를 뒤집지 않기로 합니다. 듣기는 쉽고 말하기는 쉽지만 살기는 어렵다는 그 장로님의 농담을 오늘은 웃으며 새겨 둡니다. 어려워도, 그게 삶이니까요.
오늘의 기도: 좁은 것만 보지 말고 그것이 ‘길’인 것을 보게 하시고, 똑바로 가는 발걸음을 지켜 주소서.
함께 들은 음악 🎹
새벽 묵상 시간에 가사 없는 피아노를 낮게 틀어두면 말씀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 His CCM 기도 피아노 (24시간 라디오): https://www.youtube.com/live/9STrfMdNiws
- 앨범 «Grace Piano Prayer»: https://open.spotify.com/artist/6HOuDJojMSQHSHzIOt83sn
이 글은 김동호 목사 아카이브 채널의 설교를 듣고 쓴 개인 묵상입니다. 전체 말씀은 꼭 원 영상으로 들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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