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순 시작하기 — 악기보다 먼저 알아야 할 리드 이야기

바순을 배우고 싶은데 무엇부터 알아야 할지 막막하신 분들을 위해 정리했습니다. 20년 넘게 바순 리드를 만들어 온 공방 해피리드가,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묻는 것들을 순서대로 풀어드립니다.

바순은 어떤 악기인가요

목관악기 중에서 저음을 맡습니다. 길고 구부러진 관에 겹리드(double reed) 를 꽂아 소리를 냅니다. 플루트나 클라리넷처럼 마우스피스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두 장의 갈대가 서로 부딪히며 내는 진동이 곧 소리입니다. 이 점이 바순을 다른 악기와 완전히 다르게 만듭니다.

바순 소리는 어떤가요

낮고 깊으면서도 사람 목소리에 가장 가깝다는 말을 듣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중저음을 받쳐주는 든든한 자리이면서, 솔로가 나오면 단번에 분위기를 바꿔놓습니다. 묵직한 저음부터 서정적인 고음까지 한 악기로 다 됩니다.

바순을 배우면 좋은 점

연주자가 귀합니다. 오케스트라에 반드시 필요한데 하는 사람이 적어, 어디서든 환영받습니다. 학교 오케스트라든 동호회든 자리가 있습니다.

표현의 폭이 넓습니다. 저음의 무게와 고음의 노래를 한 악기로 오갑니다. 연주자의 감정이 그대로 소리에 실립니다.

집중력이 늘어납니다. 복잡한 키 조작과 리드 조절을 익히는 과정에서 손과 귀가 함께 예민해집니다.

처음 시작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악기와 리드, 두 가지입니다. 악기는 대여나 중고로 시작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초보자들이 놓치는 게 리드입니다.

바순은 리드가 소리의 절반입니다. 아무리 좋은 악기라도 리드가 맞지 않으면 소리가 안 납니다. 반대로 몸에 맞는 리드 하나면 같은 사람이 완전히 다른 소리를 냅니다. 처음 배우는 분이 “나는 재능이 없나 보다” 하고 그만두는 경우의 상당수가, 사실은 리드가 너무 강했거나 상태가 나빴던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강도가 부드러운 리드로 시작하시는 게 맞습니다. 강한 리드는 소리가 크게 나는 대신 입과 호흡에 무리를 주고, 잘못된 습관이 몸에 뱁니다.

리드는 사서 쓰나요, 만들어 쓰나요

처음에는 사서 쓰는 게 맞습니다. 리드 만들기는 악기 연주와 별개의 기술이라, 배우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초보 단계에서 리드까지 직접 만들려 하면 연습 시간이 리드에 다 갑니다.

다만 어느 시점부터는 직접 조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같은 리드도 계절과 습도에 따라 달라지고, 자기 입에 맞게 미세하게 손볼 줄 알면 연주가 훨씬 편해집니다. 전공을 생각하신다면 리드 조정은 언젠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바순으로 입시를 준비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정확히 알아두실 게 있습니다. 바순은 전공자 수가 적어 경쟁률이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자리도 적습니다. 요행으로 되는 게 아니라 기본기가 탄탄해야 합니다.

실기 준비와 함께 리드 관리 능력이 실전에서 갈립니다. 시험 당일 리드가 죽으면 그동안의 연습이 소용없습니다. 예비 리드를 여러 개 준비하고, 각각의 상태를 판단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건 하루아침에 되지 않아 미리 익혀두셔야 합니다.

리드는 어디서 사나요

해피리드는 바순 리드를 직접 만드는 공방입니다. 초보자용부터 전공생용까지 단계에 맞게 만들며, 케인(리드 재료)도 함께 취급합니다.

  • 초보자용 — 부드럽게 시작해 습관을 망치지 않도록
  • 학생용 — 안정적으로 소리가 나는 표준
  • 슈퍼리드 — 반응과 음색을 함께 잡은 상급자용 (Standard / Medium Soft)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모르시겠으면 지금 배우는 단계와 사용 악기를 알려주시면 맞는 강도를 안내해 드립니다.

리드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면

해피리드는 리드메이킹 클래스를 운영합니다. 케인 고르기부터 가공, 조정, 판단까지 손으로 배웁니다. 하루 집중 과정과 여러 회차 과정이 있으며, 일정과 수강료는 문의 주시면 안내해 드립니다.

만드는 사람

해피리드 대표 이준철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뮌헨 국립음대, 아우크스부르크 국립음대를 거쳐 트로싱엔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Konzertexamen)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졸업했습니다. 이후 카타르 국립오케스트라(Qatar Philharmonic Orchestra) 종신단원으로 12년간 활동했으며, 서울시립교향악단·부천필하모닉·수원시향·코리안심포니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해 왔습니다.

연주자가 직접 만들기 때문에, 무대에서 필요한 리드가 무엇인지 알고 만듭니다.

정리

  • 바순은 리드가 소리의 절반입니다. 악기보다 먼저 리드를 알아야 합니다.
  • 처음에는 부드러운 강도로, 리드는 사서 쓰는 것으로 시작하십시오.
  • 전공을 생각한다면 리드 조정 능력은 언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으면 물어보십시오. 단계에 맞게 안내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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